20220105 갈등을 이기는 믿음 (창세기 13장 5-18절)


폭풍우가 내리치는 바다 위에 떠 있는 배 하 척을 떠올려 보십시오. 돛을 달고 있는 범선입니다. 끊임없이 밀려오는 집채 만한 파도를 가로질러 항해하는 배에 타고 있는 선원들은 육지에 도착할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습니다. 배를 삼킬 듯이 찾아오는 파도에 배가 한 순간에 뒤집어질 수 있기에, 갑판 위에서는 끊임없는 긴장감이 이어집니다. 선원들은 파도에 따라 올라갔다 내려가는 배에 맞추어 오른발 왼발 몸의 무게를 옮기며 균형을 잡습니다. 돛으로 방향을 조절하는 선원 역시 로프의 장력을 당겼다 놓았다 하며 긴장을 유지합니다.
바다 위를 항해하는 선원과 같이, 우리 삶에도 여러가지 긴장의 요소들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먼저 건강한 습관을 유지해야 하는 긴장이 있습니다. 너무 많이 먹어도 안 되고 덜 먹어도 안 됩니다. 재정 유지의 긴장도 있습니다. 너무 많이 써도 안 되고, 너무 적게 벌어도 안 됩니다. 코로나의 긴장도 있습니다. 너무 경계하고 세상과 담 쌓고 살수도 없고, 그렇다고 너무 방심해서도 안 됩니다. 이처럼 우리 일상 속에는 여러가지 긴장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 중 사람들이 가장 어렵다고 말하는 관계의 긴장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인간관계가 좋을 때는 잔잔한 물처럼 평안히 흘러가지만, 나쁠 때는 거센 돌풍처럼 우리 마음을 힘겹게 합니다.
오늘 본문 속 아브라함 역시 그의 조카 롯과의 갈등 가운데 관계의 긴장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아브라함이 이 갈등의 파도를 어떻게 헤쳐 나갔는지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기근 때문에 잠시 애굽으로 떠났던 아브라함은 우여곡절 끝에 다시 가나안 땅을 돌아왔습니다. 아브라함이 사라의 친오빠인줄로만 알았던 애굽 왕 바로는 아브라함에게 양 떼, 소 떼, 암나귀, 수나귀, 심지어 낙타까지 주었습니다. 그 결과 가나안으로 돌아온 아브라함은 많은 가축들을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아브라함 뿐만 아니라 그의 조카 롯도 많은 가축을 거느리고 있었습니다. 소유가 적었을 때는 함께 사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았는데, 두 사람의 소유가 늘어나기 시작하니 좁은 땅에서 함께 가축을 키우는 것에 어려움이 생겼습니다. 이로 인해 아브라함의 가축 치는 사람과 롯의 가축 치는 사람 사이에 긴장이 생겼습니다. 아브라함의 양치기들과 롯의 양치기들 사이에 다툼과 싸움이 일어난 것이죠.
아브라함은 관계의 긴장을 맞이하게 됩니다. 대인관계의 갈등이 시작된 것이죠. 그것도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며 동시에 가장 풀기 어렵다는 가족과의 갈등입니다. 신기하죠? 가진 것이 적을 때는 아브라함과 롯의 사이가 좋았는데, 두 사람 모두 소유가 많아지자 갈등이 찾아왔습니다. 물질과 자원이 풍부하다고 갈등이 다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갈등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인간 안에 있는 탐심이기 때문입니다.
인간관계의 갈등이 생기면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뉩니다. 갈등을 무시하거나 갈등이 아예 없는 듯 회피하는 유형이 있고, 반대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하여 직면하는 유형이 있습니다. 우리는 어떤 스타일입니까? ‘시간이 지나면 알아서 해결되겠지’하는 식으로 갈등을 무시하거나 회피하는 스타일입니까? 아니면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용기를 내어 직면하는 스타일입니까?
우리들도 때때로 아브라함과 비슷한 대인관계의 갈등에 놓이곤 합니다. 인간관계의 갈등은 가정 내에서도 일어나지만, 교회에서도, 일터에서도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인간관계에서 긴장과 갈등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그래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모든 사람과의 관계에서 화합을 추구해야 합니다. 우리가 다른 사람들의 태도와 행동을 통제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 자신의 태도와 행동은 얼마든지 통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인간관계의 갈등이 일어나게 될 때 우리는 그 관계의 긴장 가운데 우리의 역할이 무엇인지 몇 가지 질문들을 통하여 파악해야 합니다. ‘나는 타인과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내 역할을 하고 있는가?’, ‘나는 저 사람과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했는가?’
사탄은 우리가 하나 되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깁니다. 그래서 할수만 있다면 우리의 단결됨을 파괴하고 교회 공동체가 하나되지 못하도록 막기 위해 총공격을 퍼붓습니다. 가족 같은 교회라도 원수 사탄의 거짓 계략과 분열의 공세 속에 얼마든지 서로 다투고 싸움으로 인해 사분오열 깨지고 무너질 수 있습니다.
불씨는 조그마할 때 꺼야 합니다. 새끼손가락 보다 더 작고 얇은 성냥깨비에서부터 시작된 작은 불씨도 가만 두면 산간초가를 다 태울 수 있는 화마로 크게 번집니다. 인간관계의 갈등도 마찬가지입니다. 갈등의 크기가 작아 보여도 문제를 무시하고 놔두면 그것이 곪아버리고 더 큰 상처로 자라곤 합니다. 그 결과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상대방과 나 사이에 거대한 벽이 생기기도 합니다. 조그마한 갈등이 ‘큰 일’이 되기 전, 갈등을 해결하겠다는 ‘큰 결정’을 내리십시오. 문제를 무시하는 방법으로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습니다. 다행히도 아브라함은 롯과의 갈등을 회피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서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아브라함은 문제를 회피하지 아니하고 직면했습니다.
8-9절 말씀을 함께 읽겠습니다. “(13:8) 아브람이 롯에게 이르되 우리는 한 친족이라 나나 너나 내 목자나 네 목자나 서로 다투게 하지 말자 (13:9) 네 앞에 온 땅이 있지 아니하냐 나를 떠나가라 네가 좌하면 나는 우하고 네가 우하면 나는 좌하리라” 아브라함이 롯과의 갈등을 폭력이나 힘으로 해결하려고 하지 아니하고, 대화를 통해 해결하려 함으로써 일단 두 사람 사이의 긴장의 온도가 낮아졌습니다. 참고로 갈등을 해결하는데 있어서 우리의 목표는 너가 옳으냐 내가 옳으냐를 따지는데 있지 않습니다. 현재 우리 사이에 일어난 갈등상황을 바로잡는 것, 그것이 목표입니다. 그리고 그와 같이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기꺼이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오늘 본문에서 아브라함은 이에 대해 좋은 모범을 보여주었습니다. “롯, 너 먼저 선택해라. 너가 원하는 땅을 차지해라. 남을 것을 내가 가져 가겠다.” 아브라함은은 롯의 삼촌이자 연장자로서 더 좋은 땅을 차지할 권한이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주신 약속과 지위를 생각해 보십시오. 하나님께서는 롯이 아니라 아브라함에게 이 땅을 주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아브라함은 굳이 롯에게 “너가 먼저 원하는 땅을 선택하라”라고 제안할 필요가 전혀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필요보다 타인의 필요를 더 우선시하는 갈등 해결의 지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처럼 관계의 갈등 속에서 다른 사람의 필요를 우리 자신의 필요보다 우선시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와 같이 하기 위해서는 겸손함이 필요합니다. 겸손이야 말로 관계의 갈등을 푸는 핵심 요소입니다. 관계의 갈등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기꺼이 다른 사람을 우선시하는 겸손이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내 자신의 필요보다 다른 사람들의 필요를 우선시하도록 겸손하게 살아가도록 우리를 부르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죄인인 우리들과의 관계 갈등을 해결하시기 위하여 겸손하신 예수님을 이 땅에 보내셨습니다. 예수님은 아브라함보다 훨씬 더 큰 겸손의 모범을 보이셨습니다. 주님은 우리가 마땅히 받아야 할 죽음을 대신 당하시고, 우리와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하여 그의 생명을 십자가에 버리셨습니다. 그로 인해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갈등을 완전히 피할 수 있는 구원의 길이 열렸고, 깨어진 하나님과 우리 사이의 관계를 회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마땅히 받아야 할 죽음을 당신의 죽음으로 여기시고 기꺼이 우리를 위해 당신의 생명을 버리셨습니다.
결국 아브라함의 조카 롯은 그의 눈에 더 좋아 보이는 땅으로 떠났습니다. 그러나 아브라함은 하나님께서 약속해 주신 가나안 땅에 머물렀고, 그곳에서 그와 함께하시는 하나님을 신뢰했습니다. 롯이 떠난 이후, 하나님께서는 아브람에게 하신 약속을 재차 확인해 주셨습니다. 아브라함이 눈으로 볼 수 있는 모든 땅은 아브람과 그의 후손에게 주어질 것이었습니다. 비록 그 땅이 아직 가나안 족속의 손에 있고, 그의 아내 사라는 아직 잉태하지 못하였으나 하나님의 약속은 변함없이 그대로 있었습니다. 아브라함의 입장에서 보면 하나님의 관점으로 자신의 삶을 해석하는 것이 어려울 수도 이는 상황입니다. 우리 마음이 답답하고 일이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해서 하나님을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대신 오늘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하라고 명령하신 대로 우리 주위를 둘러보십시오. 그리고 그 가운데 여전히 우리 곁에 함께 계는 주님을 찾으십시오. 하나님은 언제나 주님의 약속을 지키십니다.
오늘 본문 속 아브라함과 롯의 갈등 상황은 비교적 빨리 해결되었습니다. 그러나 사실 우리가 겪는 갈등들이 이와 같이 빨리 해결되지 않을 때가 오히려 더 많습니다. 이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우리는 하나님께서 일하실 것을 믿으며, 더디 해결될지라도 주님께서 반드시 주님의 때에 일하실 것을 믿어야 합니다. 또한 우리는 다른 사람의 마음에서 일하도록 하나님께 기도하고 간구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갈등이 관계를 혼란에 빠뜨릴 때 평화롭게 사는 데 필요한 것을 하나님께서 공급해 주실 것임을 온전히 신뢰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일하실 것임을 기억하십시오. 다른 사람들과의 갈등으로 어려움이 찾아올 때에도 그 속에 계신 하나님을 신뢰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