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16 하나님과 백성 사이에서 (출애굽기 32장 15~35절)

시내 산 위에서 하나님과 함께 지내던 모세, 시내 산 아래에서는 아론과 이스라엘 백성들이 금송아지 우상을 만들어 놓고 그것을 경배하고 있었습니다. 이에 하나님께서는 분노하시며 모세를 이스라엘 백성에게로 내려 보내셨습니다. 모세의 손에는 십계명이 기록된 두 개의 돌판이 들려 있었습니다. 이스라엘 진영에 가까워지자 이스라엘 백성들이 축제를 벌이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 소리가 얼마나 컸는지 모세와 함께 시내 산을 내려오던 여호수아는 이스라엘 진영에서 큰 싸움이 난 줄로 착각했습니다. 그러나 모세는 그 소리가 백성들의 노래 소리임을 간파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아론이 만든 금송아지에게 절하며 그 우상이 자신들을 애굽에서 건져낸 여호와 하나님이라 부르며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며, 양각 나팔이나 북 같은 악기의 큰 소리를 내며, 환호성을 지르는 광란의 축제를 벌이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스라엘 진영에 이르러 드디어 모세는 금으로 만든 송아지 우상과 백성들이 그 우상을 섬기며 춤추는 것을 보았습니다. 모세는 크게 노하여 손에 들고 있던 언약의 돌 판을 산 아래로 던져 깨뜨려버렸습니다. 그 돌판은 하나님과 이스라엘이 맺은 언약의 내용입니다. 그런데 지금 이스라엘 백성들이 우상을 섬김으로써 하나님과 맺은 언약을 깨트려버렸습니다. 그래서 모세도 언약을 상징하는 십계명이 적힌 두 돌 판을 깨트려버린 것입니다.

모세는 곧장 사태를 수습하기 시작했습니다. 모세가 없는 동안 펼쳐진 우상을 섬기는 광란의 축제는 끝이 났습니다. 모세는 아론이 만든 금 송아지를 불살라 버렸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부셔버리고 거기서 난 가루를 물에 뿌려 이스라엘 백성들이 그 물을 마시게 했습니다. 이는 송아지 우상 숭배가 그들에게 저주와 고난과 멸망을 가져주는 것을 깨닫게 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동시에 그들이 신이라고 섬긴 우상이 불에 타 가루가 되게 함으로써 우상숭배가 얼마나 허망한 것인지를 깨닫게 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금송아지 우상을 불사르고 나온 가루를 탄 물을 마시며, 자신들이 지은 죄가 가져주는 고통과 저주를 절실히 깨달았을 것입니다.

모세는 그의 형 아론을 불러 그에게 책임을 물었습니다. “도대체 이 백성이 형님에게 무슨 일을 했기에 형님은 그들이 이렇게 끔찍한 죄를 짓게 하셨습니까?” 이에 대한 아론의 대답을 봅시다. 22-23절입니다. “(32:22) 아론이 가로되 내 주여 노하지 마소서 이 백성의 악함을 당신이 아나이다 (32:23) 그들이 내게 말하기를 우리를 위하여 우리를 인도할 신을 만들라 이 모세 곧 우리를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낸 사람은 어찌 되었는지 알 수 없노라 하기에 (32:24) 내가 그들에게 이르기를 금이 있는 자는 빼어내라 한즉 그들이 그것을 내게로 가져왔기로 내가 불에 던졌더니 이 송아지가 나왔나이다” 우리는 이 대목에서 자신은 하나도 잘못이 없다고 변명을 하고 있는 아론의 악한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사실 금송아지를 만든 것은 아론의 아이디어였습니다. 우상을 조각칼로 새긴 것도, 그 앞에 제단을 쌓은 것도, 우상을 위한 절기의 날을 선포한 것도 다 아론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잘못을 모두다 감춘 채 우상숭배한 책임을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넘겼습니다. 이는 얼마나 부당한 처사입니까? 이처럼 자신의 잘못을 숨기고 다른 사람에게 죄의 책임을 돌리는 것은 또 하나의 커다란 죄를 짓는 것입니다. 아론은 이스라엘 백성들을 영적으로 올바르게 지도해야 하는 책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역할을 감당하지 못했고, 심지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공동체에게 전가해버리는 무책임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혹시 우리들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기 보다는 타인의 탓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봅시다. 성숙한 그리스도인일수록 타인을 비난하기 보다는 자신의 부족함과 실수를 직시하고 인정하려 할 것입니다.

비록 아론이 변명거리로 둘러댔으나,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이 방자하게 행한 이 모든 일의 원흉이 아론에게 있음을 깨닫고 있었습니다. 모세는 이 일에 대하여 단호하게 행동했습니다. 그는 속히 사람들을 불러모았습니다. 26절을 봅시다. “(32:26) 이에 모세가 진문에 서서 가로되 누구든지 여호와의 편에 있는 자는 내게로 나아오라 하매 레위 자손이 다 모여 그에게로 오는지라” 모세는 하나님의 편에 서 있는 자들을 불러모았습니다. 송아지 우상 숭배에 참여하였으나, 돌이켜 회개하고 하나님 앞에 나온 사람들입니다. 모세가 부르자 레위 자손들이 그의 곁에 섰습니다. 모세는 레위 자손들에게 분부하여 그들로 하여금 허리에 칼을 차고 진영 끝에서 끝까지 돌아다니며 우상 숭배자들을 색출하여 죽이라고 명하였습니다. 그 결과 이스라엘 백성 중 가운데 무려 3천명 가까이 죽게 되었습니다. 성경학자들은 죽임을 당한 3천명이 백성들로 하여금 우상 숭배에 참여하도록 적극적으로 죄악에 가담한 사람들이었을 것이고, 모세의 책망 이후에도 회개하지 아니하고 하나님을 대적한 사람들이었을 것이라고 해석합니다. 우상숭배의 결과 이스라엘 진영 가운데 하루만에 3천명 가까이 죽었습니다. 이는 대단히 큰 희생입니다. 또한 레위인들에게 칼을 차고 우상숭배하는 자들을 다 죽이라고 명령한 모세를 보면, 그가 죄악과의 싸움에 있어서 타협하지 아니하고 단호하게 행동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죄를 몰아내는 데 있어서는 주저함 없이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주었던 모세입니다만, 이튿날 그가 하나님 앞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위해서 드린 중보 기도의 내용을 보면, 그가 얼마나 이 백성을 사랑했는지 잘 나타나 있습니다. 31-32절 말씀을 함께 봅시다. “(32:31) 여호와께로 다시 나아가 여짜오되 슬프도소이다 이 백성이 자기들을 위하여 금신을 만들었사오니 큰 죄를 범하였나이다 (32:32) 그러나 합의하시면 이제 그들의 죄를 사하시옵소서 그렇지 않사오면 원컨대 주의 기록하신 책에서 내 이름을 지워버려주옵소서” “제가 주님께 말씀드립니다. 이 백성이 큰 죄를 지었습니다. 그들은 금으로 신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들의 죄를 용서하여 주십시오. 만약 용서하지 않으시려거든 주님께서 주의 백성의 이름을 적으신 책에서 제 이름을 지워 버리십시오.” 앞서 금송아지 우상을 만든 아론은 자신의 죄를 감추고 죄에 대한 모든 책임을 백성들에게 떠넘기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모세는 전혀 달랐습니다. 그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용서해 주시기를 간절히 구하며, 만일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치시고 멸하시려면, 차라리 그 자신도 그 자리에서 함께 멸하여 달라고 요청하며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용서해주시기를 자기 목숨을 걸고 요청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생명을 걸고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용서해주시기를 간구했던 것입니다. 얼마나 멋진 지도자입니까? 모세의 중보로 인하여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을 진멸하지 않으셨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은 모세의 진심 어린 회개와 간절한 요청에 반응하여 주셨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죄를 가리고 있지는 않습니까? 나의 죄와 잘못을 혹시 다른 사람의 탓이라고 말하며 책임을 전가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아론처럼 우리 죄를 감추고 다른 사람을 탓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모세와 같이 다른 사람들의 죄와 잘못도 품어주고 용서해주는 목자의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드리는 간절한 기도에 반응하십니다. 특별히 우리 주변에 기도해줘야 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기도하십시오. 우리 이웃들을 향한 하나님의 진노가 멈추고, 하나님의 죄사함의 은혜가 임할 수 있도록 기도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