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29 너희도 나그네였음이라 (출애굽기 22장 16~31절)

 

 

16절 말씀을 보면, 만일 사람이 약혼하지 아니한 처녀를 꾀어 동침한 경우에는 ‘빙폐’(납폐금)을 주고 아내로 삼으라고 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빙폐’라는 단어는 오늘날의 ‘결혼 지참금’을 가리킵니다. 이 당시 남자가 여자의 아버지, 즉 장인어른이 될 사람에게 결혼 허락을 받으면, 장인에게 빙폐, 결혼지참금 명목으로 약 50세겔을 준비하여 지불하였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순간적인 육체적인 욕망 때문에 동침하고 여자를 버리는 것을 결코 인정하지 않으셨습니다. 반드시 남자가 그 여자를 자기 아내로 취하고 다시는 그녀를 버려서는 안 되었습니다. 다만, 만일 여자의 아버지가 자기 딸을 그 남자에게 아내로 주기 싫어한다면 그 두 사람의 혼인을 거절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남자는 여자의 아버지에게 그녀가 정상적으로 시집 갔을 때 받아야 하는 결혼지참금 50세겔을 동일하게 지불해야 했습니다. 비록 남자와 여자가 결혼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남자가 여자의 성적 순결을 가져간 것에 대하여 그 아버지는 정신적으로 큰 피해를 입게 되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에 나와 있지는 않습니다만, 신명기 22장을 보면 만일 남자가 꾀어 약혼한 여인과 동침한 경우에는 남자를 돌로 쳐죽였습니다. 이와 같은 내용을 통해 하나님께서 결혼의 신성함을 보존하시고 성적 문란을 예방하신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 사회와 이 시대는 성적 문란함이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성을 단순히 육체적인 쾌락을 위한 도구로 전락시키는 것은 하나님 앞에 심각한 죄를 범하는 것입니다.

18절 말씀을 보면 사형에 처해야 할 세 가지 유형의 중범죄자가 나와 있습니다. 첫째로, 무당은 주술을 통해 죽은 사람의 영혼을 불러내려 하거나, 점을 치는 사람, 사람들의 영혼을 미혹하고 귀신과 우상을 숭배하게 하는 악한 행위를 함으로 하나님께서는 이와 같은 자들은 살려 두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둘째로 수간자 입니다. 수간은 하나님의 형상을 본받은 유일한 피조물인 인간의 존엄성과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성의 창조 질서를 무너트린 범죄 행위로서 하나님께서는 극히 싫어하십니다. 따라서 하나님은 18절에 이와 같은 자들은 “반드시 죽일지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세번째 유형은 우상숭배자 입니다. 여호와 하나님 외에 다른 신들에게 희생 제사를 드리는 자들입니다. 여호와를 섬기지 않고, 다른 신들을 섬긴다는 것은 하나님께 대한 반역 행위이며, 영적 간음 행위입니다. 우상숭배자들은 십계명 중 제 1계명과, 제 2계명을 어기는 자들로서 하나님께서는 이런 자들을 멸하라고 명령하셨습니다. 아마도 우리가 은과 금 혹은 나무나 돌로 만든 우상에게 희생 제사드릴 일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우상숭배와 관련하여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하나님 보다 세상에 있는 것들에 마음을 빼앗기게 될 때 그것이 우리의 우상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필요 이상으로 시간을 할애하는 것도 우상이 될 수 있고, 육체적 탐심을 이루기 위하여 우리의 소유를 바치는 것들도 우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우상숭배는 극히 경계해야 합니다.

21-22절을 봅시다. “(출 22:21) 너는 이방 나그네를 압제하지 말며 그들을 학대하지 말라 너희도 애굽 땅에서 나그네이었었음이니라 (출 22:22) 너는 과부나 고아를 해롭게 하지 말라” 21절에서 나오는 ‘나그네’라는 히브리어 단어는 단순히 길을 가다가 잠시 머물러 쉬는 여행객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 사람은 가족과 민족을 떠나 이스라엘 공동체 안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는 사람을 가리킵니다. 이스라엘과 어떤 혈연 관계도 없는 사람입니다. 자기가 소유한 땅도 없고, 어떤 법적 보호도 받을 수 없는 사회적, 경제적으로 소외된 사람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와 같은 사람들에게 친절을 베풀라고 말씀하시며, 그들을 착취하거나 학대하지 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 땅에서 나그네 되었던 시절을 떠올려 기억하고 이스라엘 땅에 머무는 나그네들에게도 호의를 베풀 것을 명령하셨습니다.

22절에 나오는 과부와 고아도 나그네들과 마찬가지로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사회적, 경제적 약자들입니다. 하나님은 이들을 학대하지 말고, 그들이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라고 명령하셨습니다. 만일 이들을 돌보지 않고 도리어 그들을 해롭게 하여 그들이 하나님께 부르짖으면, 하나님께서 반드시 그들의 부르짖음을 들으시고 학대하는 자들을 벌하시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과부를 못살게 괴롭히면 네 아내가 과부가 되고, 고아들에게 해악을 행하면 네 자녀가 고아가 될 것이라는 두려운 경고를 주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와 같은 말씀으로 불우한 이웃들을 도우라고 명령하셨습니다.

불우이웃들은 우리 주변에 언제나 함께 있습니다. 우리가 우리 주변에 있는 모든 어려운 이웃들을 다 돌보기란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러나 한 두 사람은 우리가 챙길 수 있습니다. 열 사람, 스무 사람 모두를 동시에 우리 마음에 품을 수 없겠지만, 불우한 이웃 한 사람이라도 우리 마음에 품어야 합니다. 큰 것을 해줄 형편은 안 되더라도, 우리가 가진 작은 것이라도 이웃에게 나눠주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하나님 께서는 불우한 이웃을 돌보는 구제와 봉사와 선행의 삶을 살도록 격려하십니다.

25절에서는 동족 이스라엘 백성 중 가난한 자에게 돈을 꾸어 주는 일이 있거든, 고리대금업자처럼 그 이웃을 괴롭히지 말고, 또한 가난한 자들에게 빌려준 돈에 대하여 이자를 받지 말라고 했습니다. 신명기 15장을 보면 이자를 받지 말고 오히려 가난한 이웃을 적극적으로 도와줄 것을 격려합니다. 26절을 보면, 옷을 전당 잡힌 경우에 대해서 다루고 있습니다. 히브리인들의 겉옷은 의복의 기능 외에 한밤 중에 급격히 떨어지는 기온 속 추운 밤에 이불 혹은 담요의 대용으로 사용되었습니다. 따라서 겉옷 외에는 집도 침구도 없는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겉옷을 저당 잡히게 되면 덮을 이불 없이 밤새 추위를 맞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처럼 옷 한 벌 밖에 재산이 남지 않은 가난한 사람들의 기본적인 생활을 보장해 주기 위하여 ‘해가 지기 전에’는 외투를 돌려줌으로써 그들이 추운 밤을 맞지 않도록 하셨습니다. 이처럼 하나님께서는 언제나 가난한 자들 사회적 약자와 소외된 자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를 베풀어 주십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가 섬기는 하나님은 나그네, 과부, 고아 가난한 자들의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이와 같은 사회적 경제적 약자들을 돌보고 그들과 함께 나누는 삶을 살아갈 것을 명령하셨습니다. 사랑의 반대말은 ‘무관심’입니다. 우리가 도와주고 섬겨야 하는 그 한 사람은 누구입니까? 하나님께서 우리 곁에 두신 나그네, 과부, 고아, 가난한 자들, 소외된 자들에게 나눔과 사랑의 삶을 살아감으로써 하나님을 섬기는 저와 여러분 되기를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