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331 정치판 속의 예수님 (누가복음 23장 1-12절)

유대인들의 최고의결 기관인 산헤드린 공의회는 예수님을 잡아 심문했습니다. 이들은 예수님께서 그가 하나님의 아들이냐고 질문했고, 이에 대해서 예수님은 자신이 바로 그라고 대답했습니다. 이에 산헤드린 공회는 예수님께서 자신을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주장했다는 이유로 그를 죽이고자 했습니다. 비록 산헤드린이 유대인 최고의 의결기관이지만, 그들은 사형을 직접 시행할 권한은 갖고 있지 않았습니다. 죄수에 대한 사형 집행 권한은 당시 팔레스타인 유대 지역에 총독으로 부임한 ‘본디오 빌라도’(Pontius Pilate)가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예수님을 처형시키기 위해서 그를 본디오 빌라도에게 대려갔습니다. 본래 총독은 ‘가이사랴’라는 도시에 머물고 있었습니다만, 유월절 기간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유대 지역 안에 있는 예루살렘으로 모여들기 때문에 혹시라도 민란이나 반란이 일어나지는 않을까 하여 치안을 유지하려는 목적으로 수많은 로마 병사들과 함께 예루살렘 안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예수님을 끌고 빌라도를 찾아간 대제사장들과 유대인들은 그 앞에서 예수님을 처형시키기 위해 그가 ‘유대인의 왕’이라고 하는 점을 들어 예수께 정치적 죄목을 뒤집어 씌우며 고발했습니다. “총독이여, 우리는 이 사람이 우리 민족을 어지럽게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는 로마 황제에게 가이사께 세금을 바치는 것을 반대하였고, 자칭 그리스도 곧 왕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세금을 바치는 것을 반대한 적이 없음에도 유대인들은 예수님을 죽이고자 거짓 모함했고, 예수님을 로마 제국에 대한 반역을 꾀하고, 반란을 선동하는 정치적 주도자인 것과 같이 고발했습니다. 예수님은 죄가 없으심에도 불구하고 유대인들이 죄를 날조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본디오 빌라도는 로마 황제가 파송한 총독으로서 유대 지역의 치안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만일 이 지역에서 폭동이 일어나거나 반란이 일어나면 그의 정치적 생명에 큰 지장을 주게 됩니다. 이를 잘 알고 있엇던 유대인들은 일부러 본디오 빌라도가 민감하고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는 ‘민심 교란’, ‘황제에게 세금 불납’, ‘왕 사칭’, ‘민란 선동’과 같은 정치적인 죄목으로 예수님을 고발했습니다. 유대인들에게는 예수님이 실제로 어떤 분인지는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예수님께서 자신들의 기득권을 흔들고 방해한다는 이유만으로 거짓 증거들을 조작하여 예수님을 죽이려 했던 것입니다.
총독 빌라도는 예수님께 직접 물어보았습니다. “네가 유대 사람의 왕이냐?” 이에 예수께서 대답하셨습니다. “당신이 말하고 있소.” 빌라도는 이 사건이 유대인들의 간계임을 이미 알고 있으며, 예수에게는 어떤 정치적 죄도 없음을 알고 있었습니다. 이에 그는 빌라도는 예수님을 고발하러 온 대제사장들과 무리들을 향해 예수님의 무죄를 주장하며 말했습니다. “내가 보니 이 사람에게는 아무 죄도 없소.” 그러나 유대인들은 예수님을 가리켜 팔레스타인 전체를 반란으로 이끈 사람이라고 고소하며 다시 한번 예수님의 유죄를 주장했습니다. “그 사람은 갈릴리에서 시작해서 여기에 이르기까지, 온 유대를 누비면서 가르치며 백성을 선동하고 있습니다.” 누가복음을 자세히 읽어보면, 빌라도가 예수님을 놓아주려 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빌라도는 유대인들이 거듭 되는 거짓 고소에도, 무려 세 번이나 예수님의 무죄와 결백을 인정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결국 빌라도는 자기 스스로도 예수님의 무죄를 인정하면서도 예수님을 풀어주지 않았습니다. 또한 결국 빌라도는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이라는 명령까지 내리게 됩니다. 이는 그의 유대인 지도자들에게 환심을 사기 위한 불의하고 무책임한 처사였습니다.
빌라도는 유대인들이 예수님께서 갈릴리 사람이라고 고발하는 말을 듣고는, 그를 분봉왕 헤롯에게 넘겨주었습니다. 왜냐하면 갈릴리 지역은 빌라도 담당 관할이 아니라, 헤롯 왕의 관할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빌라도는 갈릴리 사람인 예수님의 재판을 떠넘기기 위해 예수님을 헤롯에게 보냈습니다. 갈릴리 지역을 다스리는 헤롯 역시 유월절을 맞이하여 예루살렘에 있었습니다. 예수님과 함께 헤롯에게 온 대제사장들과 율법학자들은 헤롯에게 왜 예수님을 사형에 처해야 하는지 맹렬하게 주님을 고발했습니다.
헤롯은 이전부터 예수님을 만나고 싶어했습니다. 예수님께서 행하신 여러가지 기적과 이사에 대한 소문을 들었기 때문에 예수님을 한 번 즈음 꼭 만나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헤롯은 예수님께서 자기 앞에서 마술사나 광대와 같이 신비하고 놀라운 기적을 행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또 예수님을 통해서 자신에게 어떤 반사이익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기대심리도 갖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헤롯은 예수님께 여러가지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 앞에서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이에 헤롯은 예수님에게 아무런 호기심도 갖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분봉한 헤롯은 자기 호위병들과 함께 예수님을 모욕하고 조롱했습니다. 유대인들이 그가 유대인의 왕이라고 주장했다고 고발하자, 예수님을 조롱하고자 왕이나 귀족들이 입는 화려한 옷을 그에게 입혔습니다. 헤롯과 호위병들은 예수님 앞에서 마구 웃어 대고 그에게 온갖 욕설을 퍼부으며 모욕을 주었을 것입니다. 그리고는 예수님을 빌라도에게로 다시 보냈습니다. 12절 말씀을 보면, “(눅 23:12) 헤롯과 빌라도가 전에는 원수이었으나 당일에 서로 친구가 되니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원래 이 사건 이전에는 이 두 사람 사이에 팔레스타인 지역의 관할권을 두고 알력 다툼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서로 상대방의 통치 권한을 인정하는 의미에서 예수님에 대한 재판권을 미루었기 때문에 헤롯과 빌라도가 서로 원수에서 친구가 되었다고 표현한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본디오 빌라도와 분봉왕 헤롯과 같이 세상에서 기득권을 누리려는 자들은 예수님을 버릴 것입니다. 그래서 성경은 세상을 사랑하여 친구가 되는 자는 하나님과 원수가 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자기 이익을 좇아 살아가는 자는 예수님을 따라갈 수 없습니다. 빌라도는 무엇이 옳은 길인지 알고도, 죄가 없으신 예수님께서 결국 십자가에 달려 죽도록 만들었습니다. 이미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옛 사람이 예수님과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은 자들입니다. 빌라도와 같이 자신의 탐심을 위해 예수님을 버리지 않도록, 끝까지 사명을 다하며주님을 따라가는 저와 여러분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