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701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시리즈 (21) 33문 칭의는 무엇인가

(고후 5:19) 곧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 계시사 세상을 자기와 화목하게 하시며 그들의 죄를 그들에게 돌리지 아니하시고 화목하게 하는 말씀을 우리에게 부탁하셨느니라 (고후 5:20) 그러므로 우리가 그리스도를 대신하여 사신이 되어 하나님이 우리를 통하여 너희를 권면하시는 것 같이 그리스도를 대신하여 간청하노니 너희는 하나님과 화목하라 (고후 5:21) 하나님이 죄를 알지도 못하신 이를 우리를 대신하여 죄로 삼으신 것은 우리로 하여금 그 안에서 하나님의 의가 되게 하려 하심이라

[소요리문답 33문] 칭의는 무엇입니까?
답: 칭의는 하나님이 값없이 주시는 은혜의 행위로서, 우리 모든 죄를 용서해 주고, 우리를 하나님 앞에서 의롭게 여겨 받아 주는 것인데, 이는 오직 그리스도의 의를 우리의 것으로 계산해 주기 때문이며, 칭의는 믿음으로만 받습니다.

아담은 하나님의 말씀에 불순종하여 에덴동산에서 선악과를 따먹은 죄를 범하게 됩니다. 이후 아담의 후손으로 태어난 이 세상 모든 인간은 다 죄성을 가지고 태어나게 되었습니다. 성경은 이 세상 모든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예외 없이 죄인이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죄를 가지고 태어난 사람은 이 세상에서 죄의 노예로 살아가다가 죽음 이후에도 영원한 형벌인 지옥에 들어갈 수밖에 없는 비참한 운명에 놓여 있습니다. 인간이 아무리 이 죄의 저주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해도 쇠사슬에 매여 있는 죄수처럼 죄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선행, 자원봉사, 엄청난 돈을 불우 이웃에게 기부한다고 해도 죄는 씻어지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처럼 죄로 인해 영원히 고통 당할 수밖에 없는 비참한 운명에 놓여 있는 인간을 사랑하셨습니다. 그래서 이 인간을 죄로부터 구원할 것을 창세 이전부터 계획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사람을 죄로부터 구원하는 이 일을 값없는 은혜를 통해서 이루시기로 결정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의롭게 하기 위해서 그의 아들 예수님을 이 세상에 보내주셨습니다. 아무런 죄가 없으신 예수님은 우리들의 죄를 대신 짊어지고 십자가에 달려 죽으셨습니다. 우리가 당해야 하는 죄의 값인 고통과 사망의 저주를 예수님께서 대신 받으신 것입니다. 이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으로 말미암아 우리에게는 죄를 사함 받는 새로운 구원의 길이 열리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예수님의 죽음이 바로 나의 죄를 위한 죽음이며, 예수님께서 죽음 이후 부활하사 승천하시고 다시 이 세상에 오실 만왕의 왕이심을 믿음으로 고백하며 살아갈 때 우리 안에는 놀라운 변화가 일어나게 됩니다.
우리의 더러운 죄는 예수님께서 다 씻어 주시고, 동시에 예수님께서 가지고 계시는 흠 없는 의로움이 우리의 것이 됩니다. 이해하기 쉽게 비유로 표현하자면, 우리가 입고 있던 죄로 더러워진 옷은 예수님께서 대신 입어 주시고, 예수님께서 입고 계시던 흠 없고 깨끗한 의로운 옷을 벗어 우리에게 입혀 주시는 것입니다.
칭의는 크게 두 가지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첫째로. 하나님께서 우리 모든 죄를 사면하시는 것입니다. 둘째로, 하나님의 눈앞에서 우리를 의롭게 여겨주시고 받아주시는 것입니다. 아무리 우리가 과거에 지은 죄가 하나님께 용서 받지 못할 무거운 죄처럼 느껴진다고 해도 괜찮습니다. 예수님께서 용서하지 못할만큼 크고 무거운 죄는 없습니다. 그 어떤 죄도 예수님은 다 용서하실 수 있으십니다. 우리가 죄를 회개하고 예수님을 믿을 때 우리의 모든 죄는 사면 받게 됩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예수님의 완전한 의로 말미암아, 하나님은 우리를 더 이상 죄인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 의인으로 여겨주시고 또한 우리를 받아주십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모든 죄를 사면하시고, 우리를 의롭게 여겨주시고 받아주시는 이 모든 일은 우리가 가진 의가 아니라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의를 우리의 것으로 만들어주셨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우리가 돈을 내고 산 의도 아니고, 선행을 해서 받은 것도 아닙니다. 값없이 은혜로 주신 예수님의 의를 오직 믿음으로 받은 것입니다.
칭의는 법적 용어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죄가 없다고 판결을 내려주심으로 말미암아 죄의 책임을 제거해 주는 것입니다. 칭의는 하나님께서 우리 죄를 용서하시는 것이고, 또한 우리를 의롭다고 받아 주시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있는 조그마한 의를 크게 봐주시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완벽하신 의로움을 우리에게 주셔서 우리가 의로운 것처럼 여겨주십니다. 도덕적으로 훌륭한 인간이 아무리 애를 써도 해결할 수 없는 것이 죄의 문제입니다. 그러나 이제 하나님께서 그리스도의 의를 우리에게 덧입혀 주시고, 그 의를 보시고 우리를 의롭다고 칭하여 주신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얼마나 끔찍한 죄인인지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의 더러운 마음을 감추려고 해도 하나님은 우리보다 우리의 검은 속내를 더 잘 알고 계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하나님께서 우리의 모든 죄를 용서해주시고, 우리를 의롭다고 받아주시는 것은 얼마나 놀라운 은혜입니까? 이와 같이 죄인에게 무조건적으로 베풀어 주신 큰 은혜야말로 하나님께 드리는 가장 큰 감사의 이유가 됩니다.
그러나 사실 사람은 무언가 공짜로 주어지면 그 가치를 잘 잊고 살아갑니다. 하나님께서 값없이 주시는 은혜이다 보니, 이것이 별 것 아닌 일, 아무나 다 누릴 수 있는 일 즈음으로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 입장에서 값을 지불하지 않았을 뿐이지, 사실 하나님은 우리를 구원하기 위하여 어마어마한 값을 지불하셨습니다. 우리의 죄를 해결하기 위해서 얼마를 지불해야 할까요? 우리가 의롭다는 판결을 받기 위해서 하늘 법정에 지불해야 하는 금액은 어느 정도나 될까요? 무한대의 금액입니다. 평생을 다 바쳐도 갚을 수가 없는 금액입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 죄인들을 위해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예수 그리스도의 피값입니다. 우리의 입장에서는 값없이 주어진 칭의요 구원이지만,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구원하기 위하여 가장 큰 최상의 가치를 지불하셨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칭의를 생각할 때마다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과 그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를 결코 잊어서는 안 됩니다.
하나님은 이 놀라운 칭의의 은혜를 오직 믿음으로 받게 하셨습니다. 천주교에서 판매했던 면제부(indulgence)가 문제가 된 이유는 그들은 칭의를 돈을 주고 살 수 있다고 가르쳤기 때문입니다. 천주교는 사람마다 죄를 용서받기 위해서 교회에 지불해야 하는 액수가 다르다고 가르쳤습니다. 예를 들면 왕이나 여왕과 귀족들은 면제부를 사기 위해서 당시 금화로 25개를 내야 했고, 상인들은 금화 3개를, 가난한 평민들은 1/4의 금화를 내야 했습니다. 이렇게 자신의 신분에 맞게 교회에 금화를 내면 그 사람의 죄가 용서받았다는 면제부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나중에는 대부분 사람들이 면제부를 사서 돈이 들어올 곳이 없자, 과거에 죽은 자들의 죄도 돈을 주고 용서받을 수 있다는 거짓 가르침을 전파하며 망자들을 위한 면제부를 판매하기도 했습니다. 사람들이 혹시 먼저 세상을 떠난 사랑하는 부모, 형제, 자녀들이 연옥에서 벌벌 떨고 있는 것은 아닐까 두려워서 또 금화를 주고 면제부를 샀습니다. 이것이 부끄럽게도 기독교의 역사였습니다.
그러나 성경은 단 한 번도 칭의가 돈을 주고 살 수 있는 것이라고 가르친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성경은 반대로 칭의는 돈을 주고 사거나, 선행을 통해서 얻을 수 없는 것이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값없는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아 주어진 칭의는 오직 믿음을 통해서만 받을 수 있습니다. By faith alone입니다. 우리 스스로 의로 여길 만한 어떤 대가도 지불한 적이 없습니다. 또한 우리에게 칭의를 받게 하는 그 믿음 조차도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선물이라고 성경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말미암아 받은 칭의 다시 말하면 하나님께서 우리의 모든 죄를 용서해주시고, 우리를 의롭다고 여겨 주시고 받아 주시는 이 모든 일은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님께서 담당하십니다.
[칭의]의 반대말은 [정죄]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으로 말미암아 의롭게 되었다고 선언하지만, 반대로 원수 사탄은 우리들을 정죄합니다. 사탄의 정죄는 우리가 하나님의 법을 어긴 것에 대해서 선언하는 것입니다. 사탄은 우리가 의로운 자가 아니며, 하나님의 자녀가 될 자격도 없고, 천국에 들어갈 수 없다고 날카롭게 정죄합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예수님을 믿는 자들을 의로운 자라고 선언하십니다. 재판장이신 하나님께서 선언하셨기에 이 판단은 변경되지 않습니다. 더욱이 우리가 칭의를 받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거나 도움이 될 만한 일을 한 것이 없기에 칭의는 전적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선물입니다.
옛 언약에 따르면 인간은 율법의 모든 규정들을 지켜야지만 의롭다고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세상에 율법을 완벽하게 지킬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자신의 의로운 행위를 가지고 스스로 죄를 없앨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예수님의 완벽하신 의를 우리에게 입혀주심으로 말미암아 의롭게 하셨습니다. 우리는 내 죄를 씻기 위해서는 그리스도의 피가 필요하고, 내 불의를 덮기 위해서는 오직 그리스도의 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그로 말미암아 오직 예수만 의지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를 의롭게 하는 믿음입니다.
우리를 의롭게 하는 믿음은 “예수라는 분이 이 땅에 오셨지 그 분이 십자가에 달려 죽으시고 부활하셨지”하고 역사적 사실을 인정하거나 수용하는 것이 아닙니다. 내 스스로 의롭게 되려고 하는 시도들을 포기하고, 오직 예수 그리스도가 아니면 내 죄를 씻을 수 없고, 내 불의를 덮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가난하고 낮아진 마음으로 오직 구원자 되신 예수 그리스도만을 바라보고 의지하는 것이야말로 우리를 의롭게 하는 믿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