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615 복수는 하나님의 손에 (사무엘상 24장 1-22절)

 

다윗은 사울 왕을 피해 엔게디 광야에 숨었습니다. 누군가가 다윗이 엔게디 광야에 숨어 있다는 사실을 사울에게 고발하였고, 이에 사울은 또 다시 다윗을 잡기 위해 출전했습니다. 특별히 이번에는 선발된 정예 군사 3천명을 데리고 왔습니다. 사울은 이번만큼은 실수 없이 반드시 다윗을 잡아 죽이길 원했습니다. 사울과 그의 군사들이 엔게디 광야에 도착했습니다. 때마침 그곳에 굴이 있었습니다. 오늘 본문 3절 말씀을 보면 사울이 “뒤를 보러 굴에 들어갔다” 기록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뒤를 보다”라는 말은 ‘잠을 자다’라는 의미도 있습니다만 ‘용변을 보다’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지금 사울이 다윗을 잡으러 온 상황이기에 ‘잠을 잔다’는 해석보다는 ‘용변을 본다’는 해석이 더 맞아 보입니다. 사울은 군사들을 굴 밖에서 기다리게 하고 홀로 굴에 들어갔습니다.

사울이 들어간 바로 그 동굴 깊숙한 곳에는 다윗과 그의 사람들이 숨어 있었습니다. 다윗의 군사들은 사울이 홀로 굴 안에 들어온 모습을 보고는 크게 기뻐했습니다. 다윗의 원수인 사울의 목을 배면 나머지 군대는 이대로 다윗을 죽이지 않고 해산할 것이 분명합니다. 이에 다윗의 부하들이 말했습니다. “오늘이야말로 여호와께서 ‘내가 네 원수를 네 손에 넘겨 주어 네 마음대로 하도록 하리라’라고 말씀하신 그날인가 봅니다.” 부하들은 하나님께서 다윗에게 그를 죽이려고 하는 사울을 칠 기회를 주셨다고 말했습니다. 지금 이 상황이 힘들이지 않고 사울을 죽일 수 있는 둘도 없는 기회라는 사실을 모두가 동의했습니다. 다윗의 입장에서도 보면 사울을 죽임으로 인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이 힘겨운 도피생활을 끝낼 수 있는 절호의 찬스입니다. 그러나 다윗은 사울을 죽이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다윗에게 사울은 비록 자신을 죽이려 하였으나, 여전히 하나님께서 기름 부으시고 세우신 이스라엘의 왕이었습니다. 다윗은 하나님께서 기름 부으신 자를 치는 일은 차마 할 수 없었습니다. 다윗은 여호와의 기름부음 받은 사람을 치는 것은 하나님께서 금지하신 일이며, 큰 죄를 짓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모두가 다 사울을 죽이자고 말할 때에도, 다윗은 홀로 반대했습니다.

다윗은 사울을 죽이는 대신 살그머니 기어가 사울이 벗어 둔 겉옷 한 자락을 잘라 냈습니다. 이 당시 옷이란 것이 오늘날처럼 상의와 하의가 구분된 시대가 아닙니다. 따라서 사울이 용변을 보기 위해서 겉옷을 벗어서 한쪽으로 치워 둔 것으로 추정됩니다. 다윗은 자신이 사울의 옷자락을 잘라 낸 것 조차도 마음에 걸렸습니다. 다윗의 부하들은 계속해서 사울을 죽이자고 제안했으나, 다윗은 끝까지 반대했습니다. “내 손을 들어 여호와께서 기름 부어 세우신 내 주인을 치는 일은 여호와께서 금하신 일이다. 그는 여호와께서 기름 부어 세우신 왕이다.” 다윗은 이처럼 자기 부하들을 나무라며 그들이 사울을 공격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사울은 아무런 해를 입지 않고, 다윗이 자신의 옷자락을 잘랐다는 사실을 전혀 모른 채 동굴 밖으로 나갔습니다. 그 후에 다윗도 일어나 굴에서 나가서 사울 뒤에서 크게 외쳤습니다. “내 주 왕이시여.” 사울은 조금 전 자신이 들어갔던 동굴에서 다윗이 나오자 깜짝 놀랐습니다. 다윗은 사울을 보고 자신의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려 절했습니다. 자신을 죽이려고 두 번씩이나 창을 던졌고, 수차례 군대를 대동하여 자신을 추적한 사울이건만, 다윗은 사울을 끝까지 여호와의 기름부음 받은 자로 존귀하게 대하였습니다. 다윗이 사울에게 말했습니다. “임금님은 어찌하여, 다윗이 왕을 해치려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말만 들으십니까? 내 아버지여, 보십시오. 내 손에 있는 왕의 이 옷자락을 보십시오. 내가 왕의 옷자락을 잘라 냈지만 왕을 죽이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니 내가 왕께 잘못을 저지르거나 반역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주십시오. 왕은 내 목숨을 빼앗으려고 찾아다니시지만 나는 왕께 죄를 짓지 않았습니다. 여호와께서 왕과 나 사이를 판단하셔서 내 억울함을 직접 풀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러나 나는 왕께 손대지 않을 것입니다.” 다윗은 사울에게 자신은 왕을 죽이려는 마음이 전혀 없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전했습니다. 이어서 다윗은 자신은 아무것도 아닌 존재라고 낮추어 말했습니다. “이스라엘의 임금님은 누구를 잡으려고 이렇게 나오셨습니까? 임금님이 누구를 잡으려고 쫓아다니십니까? 한 마리 죽은 개를 쫓아다니십니까? 한 마리 벼룩을 쫓아다니십니까?  그러므로 주님께서 재판관이 되셔서, 나와 임금님 사이를 판결하여 주시기를 빌겠습니다. 주님께서 굽어보시고 나의 억울함을 판결하여 주시며, 나를 임금님의 손에서 건져 주시기를 빌겠습니다.” 다윗은 자신이 죽임을 당할 만큼 잘못한 것이 없으며, 하나님께서 자신과 사울 왕 사이에 재판관이 되셔서 이 일을 올바르게 판결해 주길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때 사울은 어떤 마음이었을까요?  자신은 다윗을 잡아 죽이려고 정예 군사 3천명을 뽑아 왔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오히려 다윗 손에 사울의 목숨을 넘겨주셨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다윗은 사울에게 자비를 베풀어 그를 살려주었습니다. 다윗은 사울을 향해 “내 아버지여!” 하고 불렀습니다. 이에 사울의 마음도 크게 요동쳤습니다. 사울은 다윗이 자신보다 선하다고 인정했습니다. 자신은 다윗을 악으로 대했으나, 다윗은 자신에게 선으로 대해주었기 때문입니다.

좀 전까지 다윗을 죽이려 했던 사울이지만, 이제 자신의 목숨을 건져 준 다윗을 축복했습니다. 다윗이 자신에게 베풀어 준 자비에 대해서 여호와께서 선으로 갚아 주기를 축복했습니다. 사울은 하나님의 약속대로 다윗이 왕이 될 것을 인정했습니다. 다윗은 동굴 속에 들어온 사울을 제거함으로써 자신을 괴롭게 하는 요인을 얼마든지 없앨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다윗은 그러한 방법을 마다하였습니다. 다윗의 관심은 사울 제거하여 자신이 왕이 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다윗은 자신이 재판장이 되지 아니하고, 하나님께서 사울과 자신 사이를 판단해 주시기를 구했습니다. 다윗이 사울에게 자비를 베풀자, 그를 죽이려고 했던 사울이 울며 자신의 잘못을 시했습니다. 자신을 죽이려는 사울 왕에게 자비를 베푸는 선택은 다윗에게도 쉽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다윗은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길을 선택하고 걸어갔습니다.  다윗처럼 아무리 좋아 보이는 기회라도 하나님의 뜻을 따르기를 힘쓰고, 하나님의 사랑을 드러내는 저와 여러분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