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610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시리즈 (20) 31-32문 효과적인 부르심

(딤후 1:9) 하나님이 우리를 구원하사 거룩하신 소명으로 부르심은 우리의 행위대로 하심이 아니요 오직 자기의 뜻과 영원 전부터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우리에게 주신 은혜대로 하심이라

 

[소요리문답 31문] 효과적인 부르심은 무엇입니까?

답: 효과적인 부르심은 하나님의 성령이 하시는 역사로서, 우리의 죄와 비참의 상태를 깨닫게 하고, 우리의 지성을 밝혀 그리스도를 알게 하며, 우리의 의지를 새롭게 하고, 우리를 설득하여 복음 안에서 값없이 주어지는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오늘은 성령의 효과적인 부르심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효과적인 부르심은 영어로 “effectual calling”이라고 합니다. 예수님의 복음을 듣는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다 예수님을 믿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복음을 듣고도 복음을 거부하고 믿지 않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복음을 듣고 복음을 받아들이고 예수님을 믿기로 결심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와 같은 차이는 무엇 때문에 나타나게 되는 것일까요?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그리스도의 사람이 될 수 있는 이유는 오직 성령의 효과적인 부르심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조금 더 풀어서 설명하자면, 성령께서 우리 마음에 오셔서 죄가 무엇인지 깨닫게 해주시고 우리가 죄로 말미암아 비참한 상태에 놓여 있음을 깨닫게 하십니다. 또한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죄를 위해서 행하신 십자가의 대속 사역에 대한 지식을 수용하게 하십니다. 그리고 이전에 나 자신을 위해 살아갔던 의지를 새롭게 하사, 이제는 예수 그리스도를 위해서 살아가게 하십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우리가 예수님을 나의 구원자와 주인으로 받아들이도록 만드십니다.

어떤 분들은 이러한 과정이 어느 날 갑자기 한 순간에 일어나는 반면, 어떤 분들은 오랜 시간을 지나는 가운데 일어나기도 합니다. 사람의 마음이 변화되어 자신의 죄인 됨을 깨닫고, 예수님의 십자가 대속 사건이 믿어지고, 자신의 인생의 주인을 예수님으로 결정한다는 이 모든 것은 참으로 기적 중의 기적입니다. 이 기적들을 하나씩 살펴봅시다.

아담이 에덴동산에서 선악과를 따먹음으로 말미암아 모든 인간은 죄와 비참함의 상태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성령 하나님께서 납득하게 하십니다. 성령께서 깨닫게 해주시지 않으면, 우리 스스로 죄와 비참한 상태에 있다는 사실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성경은 인간이 자기 상태조차 모르는 영적 장님의 상태라고 말합니다. 죄를 짓고 살면서도 죄가 죄인지 모르는 거죠. 그리고 그 죄의 결과로 인해 처한 자신의 상태가 얼마나 끔찍한 지도 모르고 살아간다는 것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자기 나름대로 착하게 살아가고 있고, 잘 살고 있는데 뭐가 문제냐 하고 말할 것입니다. 왜 기독교는 예수님을 믿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왜 기독교는 그렇게 배타적이냐 하고 말합니다. 이것은 자신이 죄로 인해 처해 있는 영적 비참한 상태를 바라보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죄인이라는 것과 그 결과로 찾아오는 모든 비참한 영적 상태를 성령께서 깨닫게 하실 때 비로소 구원자 예수님이 얼마나 나 자신에게 필요한 분인지 깨달을 수 있게 됩니다.

이처럼 자신의 죄와 비참함의 상태를 보고 슬퍼하는 자들에게 성령께서는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지식을 마음 속에서 깨닫게 하십니다. 이러한 성령님의 사역이 없으면 아무리 성경을 백 번 천 번 읽어도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내가 죄인 됨을 깨닫지 못한 사람에게 예수님께서 약속하신 죄사함과 구원의 선물이 무슨 필요가 있겠습니까? 성령께서 제일 먼저 우리 안에 있는 죄와 비참한 상태를 깨닫게 하십니다. 그로 인해 우리는 우리 스스로 결코 구원받을 수 없는 존재임을 절감하게 하십니다. 성령님께서는 이런 우리를 죄와 비참에서 구원해 주실 예수님이 계심을 알게 하십니다. 이미 2천년도 더 전에 일어난 사건이지만, 성령님께서는 십자가에서 흘리신 예수님의 피가 우리 죄를 씻어주는 보배로운 피라는 사실을 알게 하십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예수님에 대해서 더 알아가기를 원하도록 만드시고, 결국에는 예수님을 닮아가려는 마음을 우리 안에 심어 주십니다. 성령은 우리의 마음을 변화시키고, 우리에게 예수님에 대한 지식을 심어 주십니다. 또한 우리의 의지까지도 성령께서 새롭게 만들어 주십니다. 성령님께서 우리의 의지를 새롭게 하지 않으시면 우리는 새롭게 살아갈 수 없습니다.

결국 성령께서는 마침내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받아들이도록 하십니다. 우리의 힘과 의지의 결정으로 예수님을 받아들인 것처럼 보일지 모르나, 사실 성령께서 우리로 하여금 예수님을 받아들이도록 하신 것입니다. 물론 이 모든 과정에서 우리가 억지로 예수 믿게 하시는 것은 아닙니다. 성령께서는 우리가 기꺼이 예수님을 받아들이기를 원하도록 만들어 주십니다. 하나님은 결코 강제로 우리로 하여금 예수 믿게 강요하지 않으십니다. 폭력배가 힘으로 주먹으로 협박하듯이 예수 믿게 하지 않으십니다. 하나님은 충분히 강제적으로 우리로 하여금 예수 믿게 하실 수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래 참으시고, 각 사람마다 삶에서 일어나는 무수히 많은 사건들과 상황들을 통하여 그들을 설득하시고, 그들로 예수님을 원하게 만드셔서 결국 예수님을 받아들이도록 만드십니다. 성령님은 우리 마음에 오셔서 우리로 하여금 복음을 믿도록 설득하는 일을 하십니다. 우리 스스로 예수님을 믿고 따르고 싶게 하시고, 실제로 그와 같이 예수님을 믿고 따를 수 있는 힘도 능력도 주십니다. 이것이 바로 한 사람의 인생에서 일어나는 회심과 거듭남이라는 놀라운 기적이며, 가장 큰 선물입니다.

이 모든 과정이 은혜로 일어납니다. 즉 어떤 조건이 있어서 우리를 구원하신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어떠한 조건도 없이 우리를 부르십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믿음을 선물로 주신 이유는 그리스도의 의를 우리에게 주셔서, 우리를 의롭다 여겨 주시기 위함 입니다. 그 일을 통해 거룩하신 하나님은 우리 죄를 용서하시고 우리와 교제하시기 원하셨습니다. 우리는 자꾸만 무언가를 해야지만 하나님과 교제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만, 이미 성령께서 효과적인 부르심을 통해 주신 믿음으로 말미암아 우리는 지금 이 모습 그대로 하나님과 교제하며 살아갈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소요리문답 32문] 효과적인 부르심을 받은 사람은 이 세상에서 어떤 유익을 얻습니까?

답: 효과적인 부르심을 받은 사람은 이 세상에서 칭의와 양자 됨과 성화를 얻으며, 이와 함께 오거나, 이에서 나오는 다른 유익들을 얻습니다.

 

이처럼 성령의 효과적인 부르심을 받은 자들이 받는 영적 유익들이 있습니다. 이 유익들은 말 그대로 ‘benefit’ 입니다. 경쟁이나 노력, 노동, 훈련을 통해 얻는 것이 아니라 이미 성령의 효과적인 부르심을 통해 우리에게 거저 주어진 것들입니다. 성령님의 역사로 자신의 죄인 됨을 깨닫고,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지식을 받아들이고, 의지를 새롭게 하여 예수님을 구주로 고백하고 섬기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이생에서 받는 유익은 총 세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우리를 법정적으로 의롭다고 하시는 ‘칭의’, 고아였던 우리를 하나님의 자녀로 삼아 주신 ‘양자됨’, 그리고 죄악으로 더러워진 우리 마음에 예수님을 계속해서 닮아가도록 만드시는 ‘성화’입니다. 칭의, 양자됨, 성화를 각각 ‘의롭다 하심’, ‘자녀 삼아주심’, 거룩하게 하심’이라고 말을 바꾸어 볼 수도 있겠습니다.

가끔씩 교회 안 다니는 사람들이 우리에게 물어봅니다. “예수 믿고 교회 다니면 뭐가 좋나요?” 그 질문에 대한 답이 “의롭다 하심”, “자녀 삼아 주심”, “거룩하게 하심”입니다. 칭의, 양자됨, 성화입니다. 성령의 효과적인 부르심을 통해 받은 이 유익들이 세상 사람들이 생각하는 복과는 거리가 멉니다. 예를 들면 예수 믿으면 몸도 건강해지고, 병도 낫고, 마음도 평안하고, 돈 문제도 해결되고, 집안에 있던 우환이 사라지고, 자녀들도 좋은 직장 들어가고, 좋은 배우자 만나서 시집 장가 가고… 이런 것들이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복입니다. 물론 예수님을 믿으면 얻게 되는 복과 유익이 칭의, 양자됨, 성화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예수님과 교제하는 즐거움, 말씀을 통한 인도하심과 마음의 평화, 교회와 이웃을 섬기는 데 오는 보람과 뿌듯함, 인격의 성숙함 등 또 다른 유익들도 많이 있습니다.

성령의 효과적인 부르심을 받은 자들에게 주어진 유익인 “의롭다 하심”, “자녀 삼아 주심”, “거룩하게 하심”은 앞서 언급했던 사람들이 주로 생각하는 복처럼 느껴지지 않을 때가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소요리문답은 이 세가지가 바로 성령의 효과적인 부르심을 받은 자가 현재의 삶 속에서 누릴 유익이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한 번 되짚어 생각해 봅시다. 성경이 가르치고 있는 것처럼 우리 삶에 주어진 모든 문제와 고통의 시작이 죄로 말미암은 것이라면 죄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 더 시급한 것이 또 어디 있고, 죄의 문제가 해결되는 것보다 더 큰 복이 또 어디 있겠습니까? 이전에는 죄인이었으나, 성령의 효과적인 부르심을 통하여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이제는 칭의, 의롭다 하심을 통하여 의인이라고 불리는 것은 분명 큰 복입니다. 이전에는 하나님과 원수였으나, 이제는 하나님의 양자가 되는 것, 또한 거룩하게 되어가는 것. 이것이야말로 인간이 궁극적으로 찾고 있는 모든 문제와 고통이 해결되는 가장 핵심적인 복입니다.

“복권도 당첨되고, 집도 넓은 곳에서 살고 그런 것이 복이 아닙니까?”하고 묻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성령께서 우리를 효과적으로 부르심으로 말미암아 자신의 죄인됨과 비참함의 상태에 놓여 있는 모습을 참으로 깨달은 사람은 더 이상 물질의 복이 전부가 아님을 알게 됩니다. 죄의 문제는 돈으로 해결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죽고 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또 어디 있겠습니까? 천하를 얻은 들 자신의 목숨을 잃으면 그 무엇이 유익하겠습니까? 예수 믿은 자의 가장 큰 행복은 죄사함을 받은 것과 지금 이 모습 그대로 하나님께서 나를 받아 주신다는 것입니다. 성령의 효과적인 부르심을 받은 자는 이생에서 죄사함을 통해 의롭다 함을 얻어, 하나님의 양자가 되고, 실제적으로 거룩하게 되어 살아갑니다. 이 모든 것이 성령께서 택함 받은 우리에게 주시는 값없는 은혜입니다. 기적 중의 기적이며, 가장 큰 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