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519 우리도 다른 나라들 같이 (사무엘상 8장 1-22절)

사무엘이 나이 들고 늙음으로 이스라엘의 사사로서 그 직무를 하기 어려운 시기가 찾아왔습니다. 이에 사무엘의 두 아들 요엘과 아비야가 그의 아버지의 직무를 이어받아 이스라엘을 다스리는 사사가 되었습니다. 사무엘은 평생 이스라엘의 영적 지도자로 지내는 동안 흠잡을 것이 하나도 없는 성실하고 정직한 삶을 살았습니다. 그러나 그의 두 아들은 아버지의 이런 발자취를 따라가지 않았습니다. 요엘과 아비야는 재물에 눈이 멀어 재판관의 자리에 앉아 재판할 때 뇌물을 받고 공정하지 못한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에 이스라엘의 모든 장로들이 모여 나이든 사무엘을 찾아갔습니다.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사무엘의 아들들을 사사로 인정할 수 없음과 동시에 이방 나라들과 같이 이스라엘 민족을 다스릴 ‘왕’을 세워 달라고 요청하였습니다.

이스라엘은 건국 초기부터 왕 없이 하나님께서 직접 다스리시는 신정 국가였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하는 모세와 사무엘 같은 선지자들이 있었고, 옷니엘, 기드온, 입다와 같은 사사들에 의해서 민족적 규모의 군대가 조직될 때는 있었지만 왕은 없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다스리시는 왕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들은 눈에 보이는 가시적인 왕을 갖고 싶어 했습니다. 이스라엘의 주변 이방국가들은 전쟁이 있을 때마다 왕이 앞장서서 전쟁을 통솔했습니다. 강력한 중앙집권체계를 앞장 세워 부국강병을 이루었습니다. 이러한 이방 국가들의 왕정 통치를 부러워했던 이스라엘 민족은 자신들에게도 왕을 세워 달라고 요청한 것입니다. 사무엘의 아들들의 타락을 빌미로 삼아 왕을 요구했습니다만, 사실 그 속셈은 열방처럼 군주제도를 통하여 강력한 국가를 세우려는 욕망을 갖고 있었습니다.

사무엘은 이와 같은 이스라엘 장로들의 요청을 기뻐하지 아니하였습니다. 이 당시 이스라엘은 그들의 참 왕 되시는 하나님의 보호 아래서 평화를 누리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은 하나님이 아닌 사람인 왕으로부터 안정과 보장을 얻으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이 왕을 구한 것은, 하나님의 왕 되심을 부인함과 같습니다. 7절 말씀을 보십시오. “(삼상 8:7) 여호와께서 사무엘에게 이르시되 백성이 네게 한 말을 다 들으라 이는 그들이 너를 버림이 아니요 나를 버려 자기들의 왕이 되지 못하게 함이니라”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이 왕을 요구한 것은 그들의 왕 되신 하나님을 버린 것과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어린 아이가 부모로부터 안정과 보장을 받는 것은 당연합니다. 자녀를 보호하고 먹여 살리는 일은 부모의 책임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성인이 되어서도 계속해서 어느 그 누군가를 하나님보다 더 의지하며 그로부터 안정과 보장을 얻으려 하는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누릴 삶의 안정은 하나님으로부터 나옵니다. 따라서 우리는 사람이 아닌 하나님을 의지하고, 오직 하나님의 보호하심과 은혜를 구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코로나, 전쟁, 인플레이션 등 삶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소들이 넘쳐나는 시대를 우리는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누구를 의지해야 합니까? 무엇에 소망을 두어야 하겠습니까? 성경은 오직 여호와 하나님을 의지하고 그 분께 소망을 두고 살아가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보호하시고 친히 우리를 모든 위기와 어려움 가운데 지키시고, 우리 삶의 필요를 공급해 주실 것을 믿고 살아가야 합니다.

이스라엘은 인간 왕이 없는 때에도 하나님의 보호하심으로 평화를 누렸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그것으로 만족하지 못했습니다. 이들은 언제 이 평화가 깨질지 몰라 불안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보다 더 확실한 보장을 원했습니다. 그들이 원한 것은 왕이신 하나님이 아닌, 인간 왕이었습니다. 이처럼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보호하심 충분하다는 것을 불신했으며, 또한 왕 되신 하나님의 통치를 거부했습니다. 국가의 안전과 평화가 강력한 군대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보호하심 안에서 나온다는 것을 이들은 보지 못했던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사무엘 선지자를 통하여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왕 제도의 부정적인 면들을 보여주셨습니다.  10절부터 나오는 내용을 보면, 이스라엘 백성들이 왕을 섬기기 위해서 말 관리인이 되어야 하고, 칼과 창을 들고 싸우는 병사가 되어야 하고, 왕이 먹을 것을 위해 밭을 갈고 추수하는 농부가 되어야 하고, 왕을 위해 요리하는 요리사가 되어야 하고, 왕이 먹을 포도와 올리브를 관리하기 위한 과수원지기가 되어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즉 만일 이스라엘이 사람을 왕으로 세우는 왕정 국가가 된다면 백성들이 현재 가진 자유를 빼앗기고 모두 왕의 종, 노예가 된다는 경고였습니다. 왕이 없을 때는 내지 않아도 되지 않았던 세금도 무려 10%나 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처럼 사무엘의 입술을 통해 왕을 세우는 것이 그들에게 얼마나 손해인가를 분명하게 가르치시고 경고하셨습니다. 하나님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왕을 요구하는 백성들의 목소리는 그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고집을 꺾지 아니하고 계속해서 왕을 요구하였습니다. 이들은 주변 이방나라들처럼 왕을 중심으로 부국강병한 강대국을 이루고자 하는 욕망에 사로잡혀, 왕정 체제를 세움으로써 겪게 될 자유를 상실하는 일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을 하나님이 다스리는 나라로 만들기를 원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이 제사장 나라 되어 세상과 [다름]을 그들에게 복으로 주기를 원하셨으나, 이스라엘은 그 복을 버린 채 세상을 [닮음]을 선택했습니다. 이방 나라처럼 살고 픈 강한 욕망이 이스라엘로 하여금 하나님 통치를 벗어나게 끔 만들었습니다. 이스라엘은 끊임없는 불안을 해소해 줄 그들 만의 왕을 갖고 싶어 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러한 왕으로 모시고 싶어하지 않았습니다.

불안이 가증할수록 누군가 혹은 무언가에 기대어 안정된 삶을 보장받기 원하는 마음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진 본능적인 욕구일 것입니다. 인간은 삶 속의 불안의 요소를 없애기 위해서 끊임없이 재물, 권력, 명예, 사람 기대어 살아가려고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은 우리가 가진 불안을 다 해소하지 못합니다. 물질은 더 많이 가지면 가질수록 오히려 불안해지고, 사람은 더 의지하면 할수록 마음에 상처를 입게 됩니다. 이 세상에서 우리를 완전하게 지켜 주실 이는 오직 주님 밖에 없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왕이 되기를 원하십니다. 선하신 주께서 우리를 보호하고, 지켜 주기를 원하십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는 인생의 참 평화와 안정을 주실 수 있는 유일한 분, 하나님만을 의지하십시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왕으로 모시고 살아갈 때, 주님은 약속하신 보호하심과 공급하심으로 우리 삶을 책임지시고 풍성한 은혜로 붙들어 주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