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02 밤의 유혹에 빠진 태양 (사사기 16장 1~14절)

삼손은 육체적 욕망에 매우 약한 사람이었습니다. 삼손의 삶을 자세히 살펴보면, 매번 그가 블레셋 여인의 집에 들어갔을 때마다 그의 인생은 위기를 겪었습니다. 그 누구보다 삼손 자신이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그는 육체적 정욕을 끊어내지 못하였습니다. 그는 자신이 나실인으로서 거룩한 삶을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블레셋 여인들을 찾아갔습니다. 하나님께 거룩하게 구별된 나실인이란 신분을 개의치 않고 성적 욕망을 채우기 위하여 창녀를 찾아다니던 삼손은, 그의 정욕을 끊어내지 못함으로 인해 인생이 비참한 결말을 맞이하게 됩니다.

삼손은 블레셋에서 가장 큰 성읍인 가사로 내려갔습니다. 가사는 삼손의 고향에서 매우 멀리 떨어진 곳이며 블레셋 지방에서도 깊숙한 지역입니다. 삼손이 왜 굳이 이 먼 길을 왔을까요? 학자들은 그가 그곳에 사는 기생을 만나려고 그 먼 길을 왔다고 추정합니다. 자신의 육체의 정욕을 이루기 위해서는 먼 길도 마다하지 않는 삼손을 보며, 그의 삶이 얼마나 세상적이고 육신적인지 볼 수 있습니다. 삼손은 가사에 사는 기생의 집에 들어가게 됩니다.

삼손이 블레셋 지역에 들어왔다는 정보가 입수되자, 블레셋 사람들은 밤새 집을 에워쌌고, 그가 도망치지 못하도록 성문에 매복까지 했습니다. 새벽에 삼손이 집에서 나오면 그를 잡아 죽일 요량이었습니다. 이미 삼손이 나귀 턱 뼈로 블레셋 사람 천명을 죽였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에 삼손은 요주의 인물로 경계하고 있었습니다. 블레셋 사람들은 이번에는 삼손을 꼼짝 못하게 붙잡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한 밤중에 자다 일어난 삼손은 가사 성 문짝들과 문설주와 문빗장을 뽑아 어깨에 메고 헤브론 앞산 꼭대기로 갔습니다. 이게 얼마나 먼 거리인가 하면 약 64km (약 40마일)이나 됩니다. 마라톤 완주거리보다 22킬로미터나 더 먼 거리입니다. 가사에서 헤브론까지 가는 길은 평지가 아니라 구릉입니다. 비탈지고 갈수록 높아지는 지형입니다. 한 밤중에 그냥 걸어가기도 힘든 이 먼 거리를 삼손은 도시를 지키려고 만든 거대한 성문을 어깨에 들고 걸어갔습니다. 그러니 삼손이 얼마나 힘이 센 장사였는지 알 수 있습니다.

가사에 사는 기생 집에 갔다가 죽을 뻔한 위기를 맞이하고도, 정신을 차리지 못한 삼손은 또 다시 블레셋 사람들이 사는 소렉 골짜기라는 곳으로 들어갑니다. 이번에도 여자를 만나기 위한 목적이었습니다. 소렉 골짜기에 사는 블레셋 여인의 이름은 들릴라입니다. 한편 삼손이 가사에서 저지른 일로 인해 위기의식을 느낀 블레셋 방백들은 더 큰 화가 일어날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함께 모여서 삼손을 죽일 대책을 논의하게 됩니다. 그러나 블레셋에게는 삼손을 맞설 힘 있는 용사도 무기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삼손의 거듭되는 죄악으로 인해 이제는 그의 원수 블레셋 사람들조차도 삼손의 약점이 여자라는 사실은 알 수 있었습니다. 이에 블레셋의 방백들은 들릴라를 직접 찾아갔습니다. 그들은 그녀에게 삼손을 유혹하여 그의 초인적인 힘의 근원이 무엇인지, 또한 그를 어떻게 제압하고 결박할 수 있는지 그 비밀을 캐내어 달라고 부탁합니다. 블레셋의 방백들은 만일 들릴라가 이 일을 성공하면 각각 은 1100세겔 총 5500세겔을 그녀에게 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는 금 62.7kg 무게로 당시 노동자의 1년 평균 임금이 10세겔 즈음 되었다고 하니, 5500세겔은 노동자 평균 연봉의 550배나 되는 엄청난 거금입니다. 블레셋 방백들이 삼손 한 사람을 죽이려고 얼마나 갖은 노력을 하고 있는지 엿볼 수 있습니다. 삼손은 원수들이 자신을 죽이기 위해 엄청난 액수의 현상금을 지불한 사실도 모르고 이방 여인 들리라에 빠져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블레셋 방백들에게 제안을 받은 들릴라는 삼손에게 그의 힘의 근원은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그의 힘을 제압하여 묶어 둘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삼손은 자신의 비밀을 말해달라고 애쓰는 들릴라의 끈질긴 요구를 이겨내지 못했습니다. 첫 번째는 마르지 않는 활줄 일곱으로 자신을 묶으면 힘이 약해져서 여느 사람처럼 된다고 대답했습니다. 두 번째는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새 밧줄로 꽁꽁 결박하면 힘이 약해진다고 말합니다. 세 번째는 머리털 일곱 가닥을 베틀의 날실에 섞어 짜라고 알려줍니다. 이는 머리를 베틀의 날실에 섞어 일곱 갈래로 땋으라는 말입니다. 세번째도 이번에도 허탕이었으나 우리는 점점 진실에 가까워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가 자신의 힘의 근원인 ‘머리카락’을 언급하였기 때문입니다. 삼손의 힘의 근원을 알아내려고 한 들릴라는 수 차례 끈질긴 유혹을 통해 결국 삼손을 몰락시키고 맙니다. 삼손은 자신을 사랑하지도 아니하고 돈을 사랑했던 여인 들릴라의 마음에 들기 위해 그녀의 속임수에 넘어가 그만 나실인의 비밀을 알려주고 맙니다.

삼손이란 이름은 ‘작은 태양’이란 뜻이 있습니다. ‘들릴라’라는 이름에는 ‘밤의 여인’이란 뜻이 있습니다. 따라서 오늘 본문은 흥미롭게도 작은 태양이 밤에게 잠식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블레셋 방백들이 거금을 들여 삼손을 쓰러트리려고 한 것처럼, 들릴라가 삼손을 끈질기게 유혹하는 것처럼 지금도 우리 대적 사탄은 우는 사자처럼 우리를 넘어트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세상의 달콤한 유혹에 취하지 아니하고, 하나님이 주신 사명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늘 경계해애 합니다. 개인의 탐욕을 좇아가다가 세상의 유혹에 빠져 쓰러지지 아니하도록,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순종하며 살아감으로써 구원의 빛을 잃어버리지 아니하는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 되기를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