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02 언약의 비준 (출애굽기 24장 1~11절)

시내 산에서 내려온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돌아가 하나님께서 그에게 전해주신 모든 율례를 백성들에게 전달해 주었습니다. 우리가 새벽예배 때 읽어온 출애굽기 20장 22절부터 23장 33절까지 말씀은 모두 하나님께서 시내 산 위에서 모세에게 하신 말씀입니다. 따라서 모세만 홀로 이 율례를 들었기에 그는 시내 산 아래로 내려가서 하나님께서 그에게 명하신 바를 백성들에게 전달해야 했습니다. 모세가 전해준 하나님의 율례를 전해 들은 이스라엘 백성들은 모두가 다 한 목소리로 “우리는 여호와께서 하신 말씀을 그대로 따르겠습니다.”하고 대답했습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바를 그들의 삶 속에서 실천해 감으로써 하나님의 뜻을 성취하겠노라고 대답했습니다.

이에 이스라엘 백성들의 대답을 들은 모세는 하나님과 이스라엘의 언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먼저 여호와 하나님께서 그에게 전해주신 모든 말씀을 글로 기록했습니다. 24절 말씀을 함께 읽겠습니다. “(출 24:4) 모세가 여호와의 모든 말씀을 기록하고 이른 아침에 일어나 산 아래 단을 쌓고 이스라엘 십이 지파대로 열두 기둥을 세우고“ 모세가 시내 산 위에서 하나님께서 그에게 전해주신 모든 율례를 글로 기록한 것은, 오늘날로 말하면 하나님과 이스라엘 사이에 지켜야 하는 계약서를 글로 남겨 둔 것과 같습니다. 고대 근동 지방에서는 언약을 체결 시 그 내용을 기록하여 문서로 남기는 것은 관례적으로 행해지던 일이었습니다. 언약의 내용이 문서화됨으로써 언약을 체결하는 두 당사자가 나중에 그런 언약을 맺은 적 없다고 시치미를 때거나, 언약의 내용을 변경시키거나, 서로 언약을 배약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오늘날 우리가 계약서를 쓰는 이유와 동일합니다.

시내 산에서 하나님께서 전해주신 모든 율례의 내용을 문서화 한 모세는 이후 백성들이 있는 시내 산 아래에 제단을 쌓았습니다. 짐승의 피를 뿌리는 과정을 통하여 하나님과 언약식을 맺기 위한 준비 과정이었습니다. 또한 모세는 이스라엘의 열 두 지파를 상징하는 열 두개의 돌 기둥을 세웠습니다. 고대 근동 지방에서는 국가나 부족들 간 서로 상호 동맹을 체결하거나 특별한 계약을 체결한 뒤에는 그 언약의 신실성을 확인하고, 언약을 잊지 않고 기념하기 위하여 돌로 무더기를 쌓거나 돌기둥을 세웠습니다. 이와 같은 배경 속에서 모세도 하나님과 함께 언약을 맺는 이스라엘의 열 두 지파를 상징하는 열 두개의 돌기둥을 세웠던 것이죠.

모세는 소를 잡아 번제와 화목제를 하나님께 드렸습니다. 번제는 이스라엘이 하나님을 향하여 온전한 충성과 전적인 ‘헌신’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화목제는 언약을 맺는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 사이의 화목과 친교 그리고 ‘연합’을 의미합니다. 번제를 하나님께 드림으로써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께 헌신과 충성을 다짐하고 이후 화목제를 드림으로써 이스라엘이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연합한 것을 표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모세는 제물로 사용한 소의 피를 취하여 반은 양푼에 담고 나머지 반은 제단에 뿌렸습니다. 성경에서는 피가 생명을 상징합니다. 피는 제사 뿐만 아니라 언약을 체결할 때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모세가 피의 반은 제단에 뿌리고, 나머지 반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뿌렸습니다. 생명을 상징하는 피를 통하여 하나님과 이스라엘 사이 맺는 언약을 기필코 목숨을 걸고 지키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반영합니다. 모세는 앞서 자신이 작성하여 둔 언약서를 가져다가 백성에게 낭독했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 앞에서 다시 한번 “우리는 여호와께서 하신 말씀을 그대로 따르겠습니다. 우리는 주님께 복종하겠습니다”하고 대답했습니다. 이와 같은 고백이 있은 뒤에 모세가 양푼에 담긴 피를 백성들에게 뿌렸습니다. 8절을 보겠습니다. “(출 24:8) 모세가 그 피를 취하여 백성에게 뿌려 가로되 이는 여호와께서 이 모든 말씀에 대하여 너희와 세우신 언약의 피니라” 언약 체결 시 피를 뿌리는 것은 이 언약을 지키지 않음으로 위반하는 경우에는, 언약 당사자의 피 곧 생명으로써 그 값을 책임지게 된다는 엄중한 사실을 보여줍니다. 모세는 각각 제단과 이스라엘 백성에게 언약의 피를 뿌림으로써 언약의 당사자인 하나님과 이스라엘 어느 한쪽이 언약을 깨트렸을 경우, 피를 흘리고 죽은 그 짐승의 운명처럼 목숨으로 그 값을 치르게 된다는 것을 나타냈습니다.

자, 이로써 시내 산에서 하나님과 이스라엘이 피로 맺은 언약식이 체결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결혼식 끝나면 무엇 합니까? 언약을 맺은 사람들이 함께 밥 먹어야죠? 흥미롭게도 여기서도 언약을 막 체결한 하나님과 이스라엘도 함께 식사를 하는 장면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민족을 대표하는 사람들을 주님께로 부르셨습니다. 1절 말씀을 봅시다. “(출 24:1) 또 모세에게 이르시되 너는 아론과 나답과 아비후와 이스라엘 장로 칠십 인과 함께 여호와에게로 올라와 멀리서 경배하고” 하나님께서는 대제사장으로 섬기게 될 모세의 형 아론을 부르셨고, 아론을 보좌할 그의 두 아들 나답과 아비후와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장로 70명도 함께 부르셨습니다. 본래 열 두 지파에서 각기 6명씩 각 지파의 대표를 선출함으로써 장로는 총 72명이어야 합니다. 그러나 오늘 본문에서 레위 지파의 대표인 나답과 아비후가 72인의 숫자에 포함되지 않았기에, 장로가 총 70명이라고 기록된 것으로 보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민족을 대표하는 이들에게 여호와께서 계신 시내 산으로 올라오되 멀리 서서 경배하라고 명령하셨습니다. 이로 미루어 보아,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이 지도자들은 본래 하나님께서 넘어오면 반드시 죽을 것이라고 정해두신 시내 산 기슭의 경계선을 넘어 시내 산 중턱 즈음까지 올라간 것으로 보입니다. 시내 산에 하나님께서 강림하셨기에 함부로 산 정상까지 접근할 수 없었고, 오직 먼 거리에서 하나님을 경배할 수 있었습니다.

9-10절 말씀을 함께 읽겠습니다. “(출 24:9) 모세와 아론과 나답과 아비후와 이스라엘 장로 칠십 인이 올라가서 (출 24:10) 이스라엘 하나님을 보니 그 발 아래에는 청옥을 편듯하고 하늘 같이 청명하더라” 모세를 포함한 지도자들은 언약식이 끝난 후 하나님을 만나기 위해 시내 산 위로 올라갔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가장 놀라운 장면은 바로 10절 말씀입니다. 그들은 여호와 하나님을 직접 두 눈으로 보았습니다. 물론 이스라엘의 지도자들이 본 것은 하나님의 본체가 아니라 하나님의 빛나는 영광 혹은 하나님의 영광스런 보좌의 한 부분만을 보았을 것입니다. 하나님의 본체를 직접 목격하는 자는 누구든지 죽음을 면치 못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시내 산 위에서 40일 동안 하나님과 가장 친밀하게 교제를 나누었던 모세도 하나님의 실체를 직접 보지 못했고, 그 분의 등만을 보았습니다. 10절 말씀을 보면, 이스라엘의 지도자들은 하나님의 앉아 계신 영광스런 보좌의 아래 부분만을 바라보았습니다. 그 모습이 “청옥을 편듯하고 하늘 같이 청명하다”고 했습니다. 여기서 ‘청옥’은 사파이어 보석입니다. 푸른 색깔을 띤 아주 맑고 영롱한 빛입니다. 성경에서는 ‘청옥’을 ‘남보석’이라고도 번역합니다. 하나님의 보좌 아래를 보니 수많은 사파이어를 펼쳐 놓은 듯이 아름다웠습니다. 그 모습이 어찌나 맑고 투명한지 하늘과 같이 청명하다고 표현했습니다. 하나님의 보좌 아래 부분을 보았음에도 그들의 눈에 펼쳐진 모습은 사람이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황홀한 광경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들은 그 모습을 정확하게 다 표현하지 못하고, 다만 영롱한 사파이어 보석과 청명한 하늘에 비유하여 표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자, 11절을 보니, 이스라엘의 지도자들은 놀랍게도 하나님을 보며 그 앞에서 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출 24:11) 하나님이 이스라엘의 존귀한 자들에게 손을 대지 아니하셨고 그들은 하나님을 보고 먹고 마셨더라” 본래 하나님을 본 자는 죽음을 면치 못합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이들에게 그 어떤 심판을 내리지 않으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주님의 영광의 일부분만 보여주심으로써 그들이 죽지 안도록 하셨습니다. 11절의 놀라운 기록을 보십시오. “그들은 하나님을 보고 먹고 마셨더라” 고대 근동 지방에서 언약식을 체결한 후 반드시 뒤따르는 것이 바로 언약 당사자들 간의 식사였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들이 함께 식사의 교제를 나누고 있습니다. 여기서 이들이 먹은 음식은 앞서 5절에서 이들이 드렸던 화목제의 제물이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겠습니다. 11절에 쓰인 “먹고 마셨다”는 히브리어 표현은 본래 ‘연회를 가지다’란 뜻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대표자들이 음식을 먹고 음료를 마시며 하나님과 더불어 참으로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을 가지고 있었음을 우리는 떠올려 볼 수 있겠습니다. 자, 이와 같은 식사의 교제 시간을 통해서 하나님은 이스라엘과 명실 상부한 언약 공동체가 되었습니다.

이와 같이 하나님을 바라보며 주님과 함께 식사할 수 있었던 이스라엘 지도자들의 모습은 얼마나 부럽습니까? 그러나 우리들도 이러한 축복을 누리고 있음을 알고 계십니까?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예수 그리스도, 하나님은 그의 아들이 흘린 피로 말미암아 우리와 함께 새로운 언약을 세우셨습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흘리신 보배로운 피로 죄사함을 받았고, 그를 믿음으로 인해 은혜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언약 백성이 되었습니다. 언약식은 이미 체결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주어진 이 새로운 언약의 당사자인 우리들은 언제 하나님과 함께 식사합니까? 바로 ‘성찬 예식’입니다. 이스라엘 장로들이 하나님 앞에서 화목제의 제물을 먹었던 것처럼, 우리들은 새로운 언약의 제물 되사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예수님의 찢어진 살을 상징하는 빵을 먹고, 주님께서 흘리신 피를 상징하는 포도주를 마십니다. 바로 그 성찬 때 우리는 임재하시는 주 하나님과 함께 공동 식사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그로 말미암아 우리들은 하나님께서 택하신 언약 공동체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예수 그리스도의 피로 말미암아 새로운 언약의 수혜자가 된 우리 그리스도인들이야 말로 가장 큰 축복을 누리며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우리와 언약을 맺으시기 위하여 독생자 예수를 보내신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하며, 자신의 피로 새언약을 세워 주신 예수 그리스도를 찬양하고 섬기며 살아가는 주님의 언약 백성들 되기를 진심으로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