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24 십계명 (출애굽기 20장 1~17절)

 

 

하나님께서 이스라엘과 언약을 맺기 위하여 시내 산에 강림하셨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틀간 성결케 하였고, 그럼에도 거룩하신 하나님께 가까이 나아가지 못하고 시내 산 기슭에 서 있습니다. 이제 출애굽기 20장부터 본격적으로 하나님과 이스라엘이 맺는 언약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시내 산 언약에서 가장 먼저 언급되는 내용은 우리에게는 너무나 잘 알려진 ‘십계명’입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언약을 맺으시며 요구하시는 모든 율법의 내용이 열 가지 계명에 압축 요약되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과 맺으신 시내 산 언약은 출애굽기 20-24장까지 길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내일 토요일 새벽예배 때 더욱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만, 이 가운데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온 회중에게 직접 말씀해 주신 내용은 십계명뿐입니다. 나머지 율법은 하나님께서 모세의 중재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간접적으로 전달해 주셨습니다. 구름 속에 계신 하나님께서 맹렬한 음성으로 말씀하시니 온 백성은 두려움 가운데 떨면서 십계명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직접 들려주신 열 가지 계명의 내용들을 함께 살펴봅시다. 3절 말씀을 함께 읽겠습니다. “(출 20:3) 너는 나 외에는 다른 신들을 네게 있게 말지니라” 첫 번째 계명은, 우리가 여호와 하나님 말고 다른 신들을 두지 말라는 명령이었습니다. 이 첫째 계명은 나머지 아홉 계명과 모든 율법이 지키고자 하는 가치를 잘 담고 있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이 아닌 다른 것들에 삶의 주도권을 내어주지 않도록 영적 싸움에서 승리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3절을 다시 보십시오. 여기 “나 외에는”이란 표현이 쓰여 있습니다. ‘외에는’이란 말의 히브리어 단어 ‘알’은 ‘~외에는’ 이란 뜻도 있지만 ‘~ 사이에’라는 뜻도 있습니다. 3절 말씀을 다르게 해석하면 ‘하나님과 나 사이에 다른 그 무엇도 있어서는 안 된다’는 뜻입니다. 혹시 하나님과 우리 사이를 가로 막는 것이 있습니까? 그것들이 바로 우리의 죄악이고 우상입니다. 만일 하나님과 우리 사이에 다른 죄와 우상의 불순물들이 들어와 있으면, 우리가 겉으로는 사역과 봉사를 열심히 하고 성실하게 신앙 생활하는 것처럼 비쳐질지 몰라도, 사실 우리는 신앙 생활의 본질을 놓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여 하나님과 우리 사이에 놓인 것들은 무엇이든지 다 정리하고 치워야 합니다. 또한 ‘나 외에는’이란 표현은 ‘나 보다 위에’, 혹은 ‘나 보다 우선하여’라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 보다 우선순위에 놓고 있는 것, 하나님 보다 더 사랑하는 것들도 다 내려놓아야 합니다. 우리 마음과 삶 속에서 하나님을 첫 번째 자리에 두는 것이야말로 언약의 핵심입니다.

두 번째 계명은 하나님을 형상화하지 말라는 명령입니다. 4절을 읽겠습니다. ”(출 20:4) 너를 위하여 새긴 우상을 만들지 말고 또 위로 하늘에 있는 것이나 아래로 땅에 있는 것이나 땅 아래 물 속에 있는 것의 아무 형상이든지 만들지 말며“ 하나님을 눈에 보이게 나타내려고, 하늘에 있는 형상이나, 땅에 있는 형상이나, 땅 아래 물 속에 있는 그 어떤 형상으로도 하나님이라고 칭하며 만들어서는 안 됩니다. 팀 켈러 목사님이 쓴 책 중에 ‘내가 만든 신’이란 제목의 책이 있습니다. 영어로 ‘Counterfeit God’ 입니다. 화폐도 가짜 화폐, 위조 화폐가 있죠? 세상에는 가짜 신, 위조된 신도 있습니다. 금속, 나무, 돌, 흙 등 그 어떤 재료든지 하나님을 형상화한 것은 다 가짜입니다. 하나님은 영이십니다. 창조주 하나님을 피조물의 형상에 담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인간이 만든 우상들은 모두 위조된 신입니다. 그와 같은 우상들에게 절하거나 그것들을 섬겨서는 안 됩니다.

5절을 보십시다. ”(출 20:5) 그것들에게 절하지 말며 그것들을 섬기지 말라 나 여호와 너의 하나님은 질투하는 하나님인즉 나를 미워하는 자의 죄를 갚되 아비로부터 아들에게로 삼사 대까지 이르게 하거니와” 여기서 하나님은 스스로를 ‘질투하는 하나님’으로 소개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받으셔야 마땅한 경배와 찬양을 우상이 빼앗아 가는 것을 하나님은 좌시하지 않으십니다. 우상을 섬기는 자들에게는 삼사대까지 이르도록 죄값을 치르게 하시겠다는 무시무시한 경고를 주시며, 이스라엘 백성들이 결코 우상을 섬기지 말라고 명령하셨습니다. 이와 같은 하나님의 말씀에도 불구하고 훗날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 땅에 들어가 이방 사람들의 우상을 섬겼으니 하나님께서 얼마나 크게 진노하셨겠습니까? 이스라엘이 멸망한 이유는 그들이 하나님을 버리고 우상을 섬겼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우상을 섬기는 자들을 하나님께서는 반드시 심판하시고 그들의 죄에 마땅한 벌을 내리십니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하나님만 사랑하고 주님만을 섬기는 자들에게는 어떠한 은혜가 주어집니까? 6절을 봅시다. “(출 20:6) 나를 사랑하고 내 계명을 지키는 자에게는 천대까지 은혜를 베푸느니라” 여기서 천대라는 것은 ‘영원토록’과 같은 의미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 분의 계명을 지키는 자들에게는 하나님께서 영원토록 끊어지지 않는 은혜를 베풀어 주십니다. 놀라운 축복입니다. 6절을 보면 하나님을 사랑하는 일과 계명을 지키는 일이 각각 다른 별개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원어 성경을 보면 이 둘은 두 가지 일이 아니라 하나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과 계명을 지키는 것은 매우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요한복음 14장 21절에서 예수님께서는 “나의 계명을 가지고 지키는 자라야 나를 사랑하는 자니 나를 사랑하는 자는 내 아버지께 사랑을 받을 것이요 나도 그를 사랑하여 그에게 나를 나타내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의 계명을 지키는 자가 곧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입니다. 뒤집어 말하면 하나님을 향한 사랑의 참 증거는 그 분의 계명을 지키는 것입니다. 결국 이 두가지는 하나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 분의 계명을 지키는 자, 십계명에 기록된 말씀대로 오직 여호와 하나님만 섬기고 우상을 제작하지 않고 그것들에게 절하지 않는 자들에게 하나님은 천대까지 이어지는 곧 영원토록 이어지는 은혜를 베풀어 주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세번째 계명은 하나님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말라는 내용입니다. 7절을 봅시다. “(출 20:7) 너는 너의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지 말라 나 여호와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는 자를 죄없다 하지 아니하리라” 7절 말씀에서 ‘망령되이 일컫지 말라’라고 말하며 사용한 “말라”라는 히브리어 단어는 아주 강한 어조로 “절대로 해서는 안된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거나 임의로 사용하는 것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는 계명입니다. ‘이름’은 상대방을 부르는 호칭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이름이란, 소유자가 가진 품성과 지위를 대변합니다. 따라서 상대방이 없는 곳일자라도 상대방의 이름을 부르며 욕을 하고 조롱을 하는 것은 그의 품성과 지위를 깎아 내리는 행위가 됩니다. 하나님의 이름인 ‘여호와’ 역시 그 안에 주님의 거룩한 품성과 그분의 지위가 담겨 있습니다. 하나님의 이름은 그분 자체를 대변합니다. 그러한 점에서 존귀하신 하나님의 이름은 항상 존귀하게 사용해야 하며, 언제나 찬양과 경배의 대상으로 불러야 합니다.

7절에 ‘망령되이’라는 말의 뜻은 ‘거짓을 위하여’ 또는 ‘범죄를 위하여’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악한 의도를 가지고 하나님의 이름을 사용하거나, 거짓을 위장하려고 하나님의 이름을 사용하는 것은 하나님을 모욕하는 범죄 행위입니다. 예를 들면 레위기 19장 12절에 다음과 같은 말씀이 있습니다. “(레 19:12) 너희는 내 이름으로 거짓 맹세함으로 네 하나님의 이름을 욕되게 하지 말라 나는 여호와니라” 이와 같이 거짓된 목적으로 하나님의 이름을 사용하는 것은 삼가야 합니다. 7절 말씀을 보면, “나 여호와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는 자” 즉 하나님의 이름을 거짓 혹은 범죄를 위하여 사용하는 자는 하나님께서 “죄 없다 하지 아니하겠다”고 하셨습니다. 하나님의 이름을 욕되게 한 사람, 하나님의 이름을 함부로 사용한 사람은 하나님께서 기필코 심판하겠다는 선언입니다.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이 사용하는 사람은 하나님의 권위를 무시하는 것이며, 하나님의 영광을 훼손하는 범죄 행위입니다.

네 번째 계명은 안식일 준수입니다. 8절을 봅시다. “(출 20:8)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히 지키라” 우리 한글 성경에는 단순히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히 지키라”고 되어 있습니다만, 히브리어를 보면 ‘그 안식의 날을 기억하라’고 되어 있습니다. 특정한 안식일 언제 일까요? 하나님은 6일간 천지 창조 사역을 마치시고, 일곱 번째 날 안식하셨습니다. 본문에서 ‘그 안식의 날을 기억하라’고 말한 것은 바로 천지 창조 때 하나님께서 쉬신 그 일곱 번째 날을 기억하라는 뜻입니다. 안식일을 잊지 않고 살아간다는 것은 천지 만물을 창조주 되시는 하나님께서 이 세상 모든 만물의 주관자 되심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본문에 사용된 ‘안식’을 뜻하는 히브리어 ‘사바트’는 세상적인 일, 몸과 마음을 피곤케 하는 것들을 다 중지하고 평안한 상태로 만드는 것을 의미합니다. 천지를 6일간 창조하시고, 친히 일곱 번째 날 안식의 모범을 보이신 하나님의 뜻에 참여함으로써 우리들의 몸과 영혼도 안식을 누리게 되고, 더 나아가 장차 들어가게 될 하나님 나라에서 누리게 될 영원한 안식을 미리 체험하는 복된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처럼 출애굽기 20장에서 네 번째 계명인 안식일은 천지 만물을 창조하신 창조주 하나님을 경배하는 행위로서 등장합니다. 이후 신명기 5장에 가면 십계명이 한 번 더 등장합니다. 신명기는 지금 시내산에서 언약을 맺지 않은 출애굽 2세대에게 모세가 하나님의 언약을 다시 전해준 책입니다. 그런데 모세는 신명기 5장에서 네 번째 계명인 안식일 계명을 전하며 오늘 출애굽기에는 없는 내용을 하나 더 추가합니다. 출애굽기 20장에는 안식일 준수를 천지창조 사건과 결부시켰다면, 신명기 5장에서는 안식일 준수를 출애굽 구원 사건과 결부시킵니다. 신명기 5장 15절을 봅시다. “(신 5:15) 너는 기억하라 네가 애굽 땅에서 종이 되었더니 너의 하나님 여호와가 강한 손과 편 팔로 너를 거기서 인도하여 내었나니 그러므로 너의 하나님 여호와가 너를 명하여 안식일을 지키라 하느니라” 이처럼 앞서 출애굽기 20장에서는 안식일이 오직 ‘하나님의 창조’를 기억하는 날이었다면, 이제 신명기 5장에 와서 안식일은 ‘하나님의 창조’와 거기에 더하여 ‘이스라엘의 구원’을 기억하는 날로 그 의미가 확장됩니다. 지금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안식일 대신 주일을 준수합니다. 그러나 안식일 준수의 정신은 지금도 우리에게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주일날 우리는 천지를 창조하신 창조주 하나님과 우리를 죄에서 건지신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하심을 감사하며 찬양합니다.

십계명은 율법의 정수입니다. 이후 출애굽기와 레위기에서 나오는 모든 율법의 내용들은 십계명의 정신을 자세히 풀어 놓은 것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모든 율법을 준수해야 할 의무는 사라졌습니다. 그러나 율법의 정신은 오늘까지도 유효합니다. 예수님께서도 율법을 폐하려 오신 것이 아니라 완성하려고 오셨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율법의 정수인 십계명은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요구하시는 삶의 모습이 무엇인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하나님께서 주신 계명을 우리도 마음에 새기고 하나님을 위해 살아갈 수 있는 거룩한 주님의 백성들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