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330 비겁한 제자를 위해 당당한 스승 (누가복음 22장 54-71절)

대제사장들과 성전의 경비대장들과 장로들은 예수님을 체포해갔습니다. 이들이 예수님을 붙잡아 데리고 간 곳은 대제사장의 집이었습니다. 이 당시 대제사장은 ‘요셉 가야바’라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마태복음을 보면 사람들이 예수님을 ‘대제사장 가야바’에게로 끌고 갔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요한복음을 보면 사람들이 대제사장 가야바의 집으로 끌고 가기 전에 먼저 그의 장인 안나스에게 갔다고 묘사하고 있습니다. 베드로는 멀찍이 떨어져서 예수님을 잡아가는 무리를 뒤따라갔습니다. 대제사장의 집 안쪽까지 따라 들어가지 못한 베드로는 뜰 밖에서 추운 새벽 공기를 피하기 위해 불을 피워놓고 둘러 앉아 있는 무리 가운데 끼어 앉아 있었습니다. 그 때 베드로를 본 한 여종이 불빛에 비친 베드로를 자세히 보면서 말했습니다. “이 사람도 그와 함께 있었어요!” 그러자 베드로는 부인하며 말했습니다. “이보시오! 나는 그를 모으오!” 베드로는 그의 스승을 모른다고 부인했습니다. 그러자 조금 뒤에 또 다른 사람이 베드로를 보고 말했습니다. “당신도 그들과 한패요.” 그러자 베드로는 또 다시 “이 사람아, 나는 아니란 말이오” 하고 말하며 자신은 예수님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사람이라고 하며 예수님을 부인했습니다. 시간이 약 한 시간 즈음 지났을 때 세 번째로 또 다른 사람이 장담하면서 강경하게 주장했습니다. “틀림없이, 이 사람도 그와 함께 있었소. 이 사람은 갈릴리 사람이니까요.” 그러나 베드로는 또 다시 예수님을 부인하며 말했습니다. “여보시오, 나는 당신이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소.” 베드로가 이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곧 닭이 울었습니다.
바로 이 순간 예수님은 돌이켜 베드로를 바라보셨습니다. 예수님의 눈빛과 베드로의 시선이 마주쳤습니다. 이 때 베드로의 머리 속에서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베드로야, 오늘 닭이 울기 전에, 네가 세 번 나를 모른다고 할 것이다” 예수님께서 이 말씀을 하실 때, 베드로는 호언장담하며 다른 제자들은 다 예수님을 버려도 자신은 절대로 그런 일 하지 않을 것이라 했습니다. 그러나 하루도 못 가 자신의 굳은 의지는 꺾여버렸고, 예수님의 말씀대로 세 번이나 예수님을 모른다고 부인했습니다. 베드로가 예수님의 눈빛을 마주쳤을 때, 그의 마음 속에는 자신이 스승을 부인하고 배신했다는 수치감과 죄책감이 그를 짓눌렀을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그 동안 자신을 믿고 사랑해준 예수님께 죄송한 마음 때문에 견디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에 베드로는 바깥으로 나가서 비통하게 울기 시작했습니다. 예수님은 그의 제자 베드로가 이와 같이 자신을 배신할 것을 언제부터 알고 계셨을까요? 분명 예수님은 모든 것을 아시기에 그를 만나기 이전부터, 그를 제자로 선태하시기 전부터 이미 다 알고 계셨을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예수님께서 자신을 세 번씩이나 부인할 것을 다 알고도 베드로를 제자로 부르신 것입니다. 예수님은 베드로의 연약함을 잘 알고 계셨습니다. 그래서 그를 위하여 기도하셨고, 그가 돌이킨 후에는 형제들의 마음과 믿음을 굳게 하는 사명을 감당하게 하셨습니다. 베드로와 같이 우리들도 예수님께서 보실 때 매우 연약한 부분, 또 매우 악랄한 부분이 분명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님은 우리를 주의 자녀로 부르셨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죄를 회개하고 다시 주님을 위해 살아가도록 우리에게 두 번째 기회를 주고 계십니다.
예수님을 붙잡아 온 사람들은 예수님을 때리며 그를 모욕하였습니다. 심지어 그들은 예수님의 눈을 가리고 그를 때리면서 “내가 진짜 선지자라면, 너를 때린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맞춰 보아라!”하고 조롱했습니다. 그 밖에도 온갖 욕설과 모욕을 밤새도록 예수님께 퍼부었습니다. 날이 밝자, 사람들은 예수님을 심문하고 재판하기 위해서 대제사장들과 율법학자들과 장로들이 모여 있는 공회로 끌고 갔습니다. 공회의 첫 번째 질문은 예수님의 정체를 묻는 것이었습니다. “그대가 그리스도이면, 그렇다고 우리에게 말해 주시오.” 이에 대하여 예수께서는 다음과 같이 그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그렇다고 여러분에게 말하더라도, 여러분은 믿지 않을 것이요, 내가 물어보아도, 여러분은 대답하지 않을 것이오. 그러나 이제부터 인자는 전능하신 하나님의 오른쪽에 앉게 될 것이오.” 예수님께서 대답하신 내용에는 하나도 거짓이 없습니다. 예수님은 여태까지 사역과 가르침을 통해 그가 그리스도이심을 나타냈습니다만 종교지도자들은 그의 말을 하나도 믿지 않았습니다. 또한 반대로 예수님께서 질문할 때마다 종교지도자들은 예수님의 질문을 회피했습니다. 예수님은 자신이 이제 곧 십자가에서 처형당하겠으나, 부활하시고 승천하심으로써 하나님 보좌 우편에 앉아 계실 것을 말씀하셨습니다.
유대 지도자들은 이어서 예수님께 두 번째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러면 그대가 하나님의 아들이오?” 예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습니다. “내가 그라고 여러분이 말하고 있소.” 유대인들에게 있어서 사람이 자신을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칭하는 것은 신성모독에 해당합니다. 왜냐하면 어떤 이가 자신을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말한다면, 그는 자신을 하나님과 동급으로 여기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실상 예수님은 곧 하나님의 아들이시며 동시에 그가 곧 하나님이십니다. 그럼으로 예수님은 하나도 거짓이 없이 진실만을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그리스도이시며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믿지 않았던 유대 지도자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이들에게는 예수님이 하나님을 모독한 죄인으로 보였습니다. 여태까지 예수님을 죽이기 위해서 거짓 증인들을 만들고 함정을 팠던 종교지도자들입니다. 이들은 이 때다 싶어서 예수님을 향해 유죄판결을 내렸습니다. “이제 우리에게 무슨 증언이 더 필요하겠소? 우리가 그의 입에서 나오는 말을 직접 들었으니 말이오.” 결국 예수님은 스스로를 가리켜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말씀하셨다는 이유로 십자가 처형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님께서 자신을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말씀하셨으나, 세상은 그를 미워하고 부인한 것입니다.
예수님은 아무런 죄가 없으심에도 조롱과 모욕을 당하시고, 십자가에 달려 죽으셨습니다. 죄인들의 죄를 대신 짊어지기 위한 죽음이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를 위해 대신 모진 고통 당하고 십자가 죽음 당하신 주님을 모른다고 부인해서는 안되겠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예수를 나의 구주로 고백하며,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주님을 섬기며 살아가는 저와 여러분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